“공이 손가락에 잘 걸리더라” 이적 첫 승 김시훈, 이미 ‘조짐’이 좋았네…이제 남은 건 ‘구속’ [SS스타]

본문

[스포츠서울 | 광주=김동영 기자] 정든 마산을 처음 떠났다. 프로 입단 후 이적도 처음이다. NC를 떠나 KIA로 왔다. 아쉬웠지만, 프로이기에 자기 일은 또 해야 한다. 두 경기 만에 승리를 따냈다. 물세례도 진하게 받았다. 잘할 일만 남았다. KIA 김시훈(26)이 각오를 다진다.
김시훈은 1일 광주 한화전에서 6회초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해 2.1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2-2 상황에서 등판했고, 6회말 타선이 1점 뽑았다. 스코어 3-2로 이겼다. 김시훈이 승리투수다.

지난달 28일 트레이드를 통해 KIA로 왔다. 29일 첫 등판을 치렀다. 1.2이닝 2실점. 홈런 하나가 아쉬웠다. 사흘 후 다시 등판. 이번에는 아웃카운트 7개를 깔끔하게 잡았다. 이적 첫 승이자, 올시즌 첫 승을 따냈다.
경기 후 김시훈은 “필승조가 쉬는 날이어서 코치님께서 (이)의리 뒤에 붙는다고 말씀하셨다. 믿음에 보답한 것 같아 기분 좋다”며 웃었다.

주무기 포크볼이 위력을 발휘했다.6회초 무사 1루에서 등판. 타자가 노시환이다. 포크볼을 뿌려 병살타를 끌어냈다. 이날 경기 가장 결정적인 장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후 8회초 1사까지 순항했다.
김시훈은 “마운드 올라갈 때 공을 받아서 잡았다. 공이 손가락에 잘 걸리더라. 그것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공이 잘 떨어졌다. 범타를 잘 유도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조짐’이 좋았던 셈이다.

적응도 순조롭다. “원래 KIA에 있던 선수처럼 잘 대해준다. 팀마다 문화가 다른데 선수들이 많이 알려준다. (한)재승이가 좋은 공 던졌고, 세이브를 따냈다. KIA가 필요해서 우리 둘을 데려왔다. 우리가 잘하면 KIA가 더 높은 곳에 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경기 후 물세례도 시원하게 받았다. 모든 선수들이 나와 김시훈의 첫 승을 축하했다. “물세례 처음 받아본다. 차갑다”며 웃은 뒤 “양현종 선배님이 많이 뿌리시더라. 기분 좋았다”고 했다.

팬들 응원도 있다. 이제 ‘우리 편’이다. “광주에 오면 팬들 응원이 강했다. 마운드에서 압박감이 있고, 기에 눌리는 경우가 있었다. 이제는 우리 팀이다. 좋은 기운을 받는다. 내 편이 되니 든든하다”며 웃음을 보였다.

‘과제’도 하나 있다. 스피드다. 데뷔시즌인 2022년 평균 시속 146.7㎞ 속구를 뿌렸다. 이후 조금씩 빠졌다. 올해는 시속 141㎞ 수준이다. 2024시즌 선발로 뛰면서 페이스 조절을 한 것일 수도 있다. 어쨌든 더 좋아져야 하는 것은 맞다.
김시훈은 “손승락 코치님이나 정재훈 코치님, 이동걸 코치님이 그 부분에 신경 많이 써주신다. ‘지금 던지는 것을 보면 충분히 구속 올라올 것 같다’고 하신다”고 말했다.

또한 “운동법도 많이 알려주신다. 잘 따라가면 좋은 공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전매특허 포크볼이 있다. 속구 위력이 조금만 더 살면 위력도 올라가기 마련이다.
게다가 KIA는 ‘구속 상승’ 노하우가 풍부한 팀이다. 충분히 기대를 걸 수 있다. 김시훈이 살면 KIA도 날아오를 수 있다.
댓글목록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