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호구인가’ 명칭+조형물 ‘사사건건’ 간섭하더니 인제 와서 ‘왜’ [SS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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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대전=박연준 기자] 개장 전부터 ‘잡음’이 일었다. 구장 명칭에 “대전시를 넣어야 한다”부터 “대전에 63빌딩이 웬 말이냐” 등 대전시의 요구사항이 많았다.
구단은 모든 것을 받아들였다. 연고지와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신구장에서 물이 새고 간판이 떨어지는 사고가 이어졌다. 그동안 사사건건 간섭하던 대전시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발을 ‘쏙’ 뺀 모양새다.
한화는 신구장 사용료를 대전시에 지불하고 25년간 사용권과 명명권을 부여받았다. 어떤 이름으로 구장 이름을 짓던 간에 모든 권한은 한화가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6월 신구장 명칭을 ‘한화생명 볼파크’로 지었는데, 갑자기 대전시에서 반발하기 시작했다. “구장 이름에 ‘대전’을 포함하라”고 요구했다.
이미 구단 명칭을 확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전시의 ‘압박’이 이어졌다. 당시 대전시는 “연고지 이름이 빠진 유일한 구단”이라는 논리를 내세우며 끝까지 관철했다. 결국 한화는 협상을 통해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라는 절충안을 받아들였다.
63빌딩 조형물도 마찬가지다. 한화는 기업을 상징하는 랜드마크 조형물을 야구장에 설치했다. 대전시는 “공작물 축조 신고가 없었다”며 철거 명령을 내렸다. 대전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까지 더해졌다. 이번에도 한화는 발 빠르게 대전시의 요구를 수용했다. 이 모든 것이 대전시와 관계를 고려한 결정이었던 셈이다.

이후가 문제다. 지난 6월 파울 타구에 맞아 관중석 유리창이 깨지는 사고가 발생했고, 7월에는 인피니티풀에서 흘러내린 물이 관중들에게 쏟아졌다. 최근에는 통로 천장에 설치된 철제 간판까지 떨어졌다.
대전시는 운영 관리 주체임에도 불구하고 “한화가 임대해 쓰고 있으니 한화의 책임”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화는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책임을 외면하지 않았다. 구단이 당장 할 수 있는 조처를 했다. 그러나 정작 주인인 대전시는 발을 빼고 있는 모양새.
개장 전에는 ‘사사건건’ 간섭했다. 이장우 시장은 지난 5월 “개막 전 완공이 어려웠는데 시가 노력하고 준비해 완공됐다. 덕분에 한화 상승세도 커졌다”는 자화자찬까지 했다. 정작 안전사고가 잇따르자 ‘남의 일’로 선을 긋는 행태는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야구단은 ‘호구’가 아니다. 더구나 한화가 감내한 수많은 간섭과 조정의 과정이 있었음을 대전시가 기억해야 한다. 더 이상 책임 회피는 안 된다. 구장 안전 문제에 대한 실질적 대책이 필요하다. 대전시가 ‘집 주인’ 다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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