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연속 100이닝+후반기 ERA 0.77’ 양현종의 ‘투혼’, 이래서 ‘대투수’다 [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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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전성기와 비교하면 당연히 손색이 있다. 30대 후반인 선수다. 그러나 여전히 정상급 선발투수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KIA ‘대투수’ 양현종(37)이 주인공이다. 역투를 펼치며 든든하게 마운드를 지킨다. ‘투혼’이다.
양현종은 30일 광주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5.2이닝 3안타 2볼넷 4삼진 1실점 호투를 선보였다. 퀄리티스타트(QS)도 가능했다. 5회까지 실점 없이 잘 막았는데, 6회 살짝 주춤했다. 결국 아웃카운트 하나 남기고 내려왔다.

시즌 성적은 20경기 105.1이닝, 5승5패, 평균자책점 4.70이다. 이날 등판을 통해 100이닝을 넘어섰다. 12시즌 연속(미국 진출 2021년 제외) 100이닝 달성이다. 2014~2024년으로 끊으면 10시즌 연속 170이닝이라는 대기록을 이미 썼다.
평균자책점이 살짝 높기는 하다. 그러나 이닝은 리그 전체 17위다. KIA 팀 내에서는 제임스 네일(122.1이닝)에 이어 2위다. 꾸준히 자기 몫을 하고 있다.

시즌 전만 해도 이럴 줄 몰랐다. 이범호 감독이 관리를 말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많이 던졌다. 쉴 때 쉬는 것도 필요한 법이다. 이닝을 어느 수준에서 끊어주려 했다. 휴식을 주면서 길게 본다는 뜻이다.
문제는 쉬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의리가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아 시즌 처음부터 함께하지 못했다. 윤영철이 극도의 부진에 빠졌고, 어느 정도 페이스를 찾은 후에는 팔에 탈이 났다. 황동하까지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했다. 외국인 투수 아담 올러도 부상으로 전반기 말미 이탈했다.

오롯이 자기 자리를 지키는 투수는 양현종과 네일, 김도현 3명 정도다. 특히 양현종은 네일과 함께 20경기 선발 등판한 투수다. 김도현이 18경기 뛰었다.
양현종은 팀에 대한 책임감이 어마어마한 선수다. 팀을 위해 헌신한다. 오히려 팀 선발진이 구상대로 돌아갔으면 ‘더 뛰게 해달라’고 이범호 감독 이하 코치진에게 의견을 내놨을지도 모른다. 강제로 그럴 일이 없어졌다. 거꾸로 쉬고 싶어도 쉴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KIA는 한때 2위까지 올라갔다가 계속 미끄러졌다. 29일 기준 리그 7위다. 8위 NC와 승차가 없다. 6위 삼성과 승차는 0.5경기다. 얼마든지 올라갈 수 있다. 거꾸로 언제든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도 된다.
여전히 양현종의 힘이 필요한 이유다. 후반기 두 경기로 끊으면 6이닝 무실점-5.2이닝 1실점으로 평균자책점 0.77이 된다. 괜히 ‘대투수’가 아니다. 위기라 하지만, 양현종이 있어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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