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는 내 운명, 돌아온 ‘해피 바이러스’ 레베카 “한국 그리웠어, 달라진 모습 보여주겠다”[SS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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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용인=정다워 기자] “폰케이스도 핑크인데!”
흥국생명 새 외국인 선수 레베카 라셈은 29일 입국해 팀 훈련에 합류했다. 이날 용인연수원에서 본지와 만난 레베카는 “구단 배려로 편안하게 비행했다. 잠도 잘 잤다”라면서 “실감이 안 났는데 착륙해서 밖을 보니 한국이더라. 설레고 행복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제 막 귀국했음에도 특유의 ‘해피 바이러스’를 내뿜는 모습이었다.
레베카는 지난 2021~2022시즌 IBK기업은행의 지명을 받아 V리그에 데뷔했는데 시즌 도중하차했다. 2025~2026시즌을 통해 4년 만의 V리그로 복귀한다. 흥국생명은 등록명을 라셈이 아닌 레베카로 결정했다.
레베카의 손톱, 팔찌, 반지는 모두 핑크색으로 채워진 모습이었다.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에 맞춘 것인지 묻자 그는 웃으며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원래 핑크를 좋아한다”라고 말하며 핑크색 휴대폰 케이스를 들어 보였다. 그러면서 레베카는 “아무래도 흥국생명과는 운명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할머니가 한국인으로 한국을 좋아하는 레베카는 “4년 전에 왔을 때와는 느낌이 다르다. 정말 감사하고 행복한 마음이 크다. 한국이 그리웠다. 특히 음식이 너무 생각났다. 라면은 한국에서 먹는 게 더 맛있는 것 같다”라며 한국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관건은 결국 실력이다. 완주하지 못했던 과거의 악몽과 이별하고 팀의 기둥이 될 만한 역량을 보여줘야 하는 임무를 안고 있다.
레베카는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피지컬, 정신적으로 달라진 상태다. 팀에 어떻게 기여해야 할지 생각을 많이 했다. 훈련이든 경기든 전보다 더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다. 나를 향한 신뢰가 생겼다”라면서 “4년 전 한국을 떠날 때 다시 돌아오자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이뤘으니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겠다. 시즌을 마친 뒤에는 내 명성도 달라지면 좋겠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이어 레베카는 “어떤 팀을 만나도 마음은 같겠지만 기업은행을 이기면 기분은 조금 더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악감정은 전혀 없다. 구단, 선수들과 좋은 추억을 쌓았다. 좋은 기억이 많다.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흥국생명은 일본 출신 요시하라 토모코 감독과 새롭게 출발한다. 김연경이 없는 팀에서 레베카는 에이스 역할을 해야 한다.
레베카는 “김연경이 있으면 좋았을 것 같다. 트라이아웃을 마친 뒤에도 대화를 나눴다. 1년 더 기다려주면 안 되냐고 농담도 했다”라며 웃은 뒤 “감독님은 경험이 풍부한 분으로 알고 있다. 에너지가 느껴져 기대가 된다. 열심히 배우고 싶다. 긍정적인 긴장감이 생긴다. 한국 리그가 세계에서 가장 열정적이다. 그 분위기가 그리웠다. 빨리 경기에 나가고 싶다”라며 의욕을 불태웠다.
레베카는 최근 귀화 의사를 밝혀 화제가 됐다. 그는 “어려서부터 학교에서 문화 행사를 하면 나는 꼭 한국을 소개했다. 사람들에게 한국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지금도 한국 드라마를 많이 본다”라면서 “좋은 기회가 있다면 흥미로울 것 같다. 다만 지금은 시즌에 집중하고 싶은 생각이다. 더 알아볼 여지가 있지만 일단 현실에 충실해야 한다”라며 귀화 문제에 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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