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식 치르는 ‘짐승’ 김강민 “과분한 사랑 받았다…너무 행복하다” [SS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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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문학=강윤식 기자] “은퇴식을 하는 게 너무 행복하다.”
‘짐승’ 김강민(43)이 은퇴식 소감을 밟혔다. 2023시즌 종료 후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팀을 떠나야 하는 아픔도 있었다. 그러나 김강민은 좋은 기억을 먼저 떠올렸다. 행복하다고 했다.
김강민은 2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은퇴식 관련 기자회견에서 “행복하다. 행복한 마음이 80% 이상이다. 나머지 20%는 긴장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를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났다. SSG는 오랫동안 팀 헌신한 김강민을 위한 은퇴식을 28일 진행한다. 이날 김강민은 특별엔트리에 등록됐다.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고, 그라운드에서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직후 최지훈과 교체됐다.
애초 김강민은 특별엔트리 등록을 고사했다. 몸 상태가 완전치 않았기 때문. 그러나 은퇴식을 앞두고 마음을 바꿨다. 잔디를 밟는 것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기로 한 것.
김강민은 “특별엔트리 얘기가 나오기 전부터 내가 공을 던져봤다. 은퇴하길 잘했다고 느꼈다. 그 정도로 팔이 아프더라. 그래서 민폐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팬들에게 남기고 싶은 모습들이 있다. 공도 못 던지는 김강민은 매력이 없지 않나. 그래서 고사했다. 그런데 잔디를 밟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2001년 KBO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당시 SK에 입단했다. 이후 2023년까지 한 팀에 머물며 활약했다. 그러나 2023시즌 종료 후 팀을 떠나게 됐다.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한화로 이적하게 된 것.

그때를 떠올린 김강민은 “시간이 많이 지났다. 서로의 상황이 있었던 거다. 지금은 아무 감정이 없다. 아무렇지도 않다. 그래서 서두에 행복하다고 말한 거다. 그건 지나간 일이다. 지나간 일에 대해서는 크게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를 살고 있고 앞으로 일들에 대해 기대감이 크다. 과거에 살기보다는 현재를 살고 있고, 또 현재보단 미래를 준비하며 산다. 앞으로 김강민이 더 중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날 상대는 지난해 김강민이 몸담은 한화여서 더욱 뜻깊다. 한화 선수단도 이날 김강민의 등번호 0번이 적힌 모자를 착용한다. 주장 채은성을 비롯한 선참들이 제안한 아이디어다. 이에 더해 친필 사인을 담은 유니폼 액자 또한 전달했다.
김강민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선수들과 유대감을 쌓았다. 정말 감사하게도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하더라.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고, 양 팀 선수 모두 다치지 않고 경기 무사히 마치면 좋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강민은 팬들을 향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사랑을 과분하게 받았다. 커리어 내내 너무 행복했다. 물론 못할 때 쓴소리도 많이 들었다. 그런 순간이 스쳐 지나간다. 그러면서 김강민이라는 선수가 만들어졌다”고 얘기했다.
이어 “정말 야구를 못할 때였다. 밥을 먹고 있는데, 지나가던 팬 한 분이 ‘잘하지 그래’라고 말했다. 그 말이 정겹게 들렸다. 잘하면 좋겠는데, 못하고 있는 데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느껴졌다. 그게 팬들의 마음인 것 같다. 과분한 사랑 듬뿍 받고 그만둔다. 이 자리를 빌려서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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