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개최지 경험’ 김판곤 감독, 홍명보호에 조언 “낙뢰·잔디 변수 극복할 매니지먼트 고민해야” [SS신시내티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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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신시내티=김용일 기자] “국가대표팀, 낙뢰·잔디 변수 극복할 매니지먼트 고민해야.”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을 통해 ‘월드컵 개최지’를 미리 경험한 울산HD 김판곤 감독은 축구대표팀 ‘홍명보호’에 조언도 건넸다.
‘32개 팀 체제’로 거듭나 미국에서 진행 중인 클럽월드컵은 내년 48개국이 참가하는 북중미 월드컵(미국 중심 멕시코·캐나다 공동 개최)의 테스트 이벤트 격이다. 참가 클럽이 사용한 베이스캠프 훈련 시설이나 경기장 모두 내년 북중미 월드컵 때 가동한다.
울산은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 베이스캠프를 두고 올랜도(플로리다주)~이스트러더퍼드(뉴저지주)~신시내티(오하이오주)를 오가며 조별리그 3경기를 치렀다. 그리고 대회 기간 참가 팀의 곡소리를 내게한 불볕더위, 낙뢰 등 날씨 변수와 마주했다. 한낮 기온이 30도를 훌쩍 넘고 체감 온도가 40도 가까이 되는 건 예견된 일이었으나 낙뢰는 상상하지 못했다.
울산 선수는 지난 18일 올랜도 인터엔코 스타디움에서 열린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공)와 1차전 킥오프를 앞두고 인근 지역에 낙뢰가 감지돼 다시 라커룸을 향했다. 무려 65분이나 경기가 지연됐다. 미국의 안전 규정에 따르면 8마일(13㎞) 내 낙뢰 예보 시 30분간 경기를 멈추고 대기해야 한다. 그사이 낙뢰가 없으면 재개되나, 또 발생하면 30분을 더 기다린다.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와 파추카(멕시코)의 경기는 후반 경기 도중 낙뢰로 중단, 90분 넘게 지연됐다. 이밖에 오클랜드 시티(뉴질랜드)와 벤피카(포르투갈)의 경기 등도 낙뢰로 멈춰 섰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서는 ‘낙뢰 이슈’가 종종 발생한다. 실제 현지에서 만난 MLS 관계자는 ‘익숙하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다른 나라 선수에겐 당혹스러운 일이다. 월드컵만 세 차례(2014 브라질·2018 러시아·2022 카타르) 경험한 울산의 ‘캡틴’ 김영권은 “(낙뢰 변수는) 축구 인생에서 처음 겪는 일이다. 사실 왜 (라커룸으로) 들어가는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골키퍼 조현우는 “집중력이 올라간 상태에서 다시 (라커룸에) 들어갔다. 몸이 축 처지는 느낌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김 감독은 “낙뢰 변수는 경기력에 큰 영향이 있다. 경기가 중단됐을 때 선수는 집중력을 잃는다. 또 워밍업을 잘 하고 들어가야 하는데 (중단하면) 어려움이 따른다”며 “대표팀은 (월드컵 때) 그 시간을 잘 매니지먼트해서 다시 시작했을 때 이점을 얻도록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지형 잔디가 주를 이루는 국내와 다르게 난지형 잔디를 사용하는 현지 그라운드도 언급했다. 김 감독은 “잔디가 인조처럼 짧고, 미끄러진다. 우리에게 도움이 되도록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6일 도르트문트와 조별리그 F조 최종전에서 0-1로 패하며 3전 전패로 대회를 마감한 김 감독은 “세계와 격차를 느낄 수 있었다. 클럽월드컵에서 경쟁하려면 전력적으로 더 보강돼야 할 것”이라며 “구단도 대회를 치르며 얻은 게 많을 것이다. 선수 스스로 도전 의식을 품은 것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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