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부터 남다른 ‘축구 천재’ 한국희 “여자축구 알리는 선수 되고파, 전가을·지소연 선수 닮고 싶다”[여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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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합천=정다워 기자] ‘축구 천재’ 한국희(16·포항여전)의 목표는 뚜렷하다.
한국희는 26일 합천군민체육공원에서 열린 2025 스포츠케이션 명품도시 합천에서 펼쳐지는 제33회 여왕기 전국여자축구대회 고등부 준결승전에서 라이벌 울산현대고를 상대로 전반 6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환상적인 골이었다. 아크서클 정면에서 공을 잡은 한국희는 재치 있는 페인트로 수비수 한 명을 따돌린 뒤 빠른 타이밍에 오른발로 감아차기슛을 시도했다. 공은 골대 오른쪽 상단 골포스트를 때린 뒤 빨려 들어갔다. 개인 능력으로 만든 득점이었다.
이 골을 통해 포항여전은 주도권을 잡았다. 강력한 전력을 자랑하는 울산현대고를 상대로 유리하게 경기를 끌고 간 끝에 2-1 승리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희는 “지금까지 넣은 골 중에 최고인 것 같다”라며 웃은 뒤 “공이 날아가는 순간이 슬로비디오처럼 느껴졌다. 골대를 맞길래 안 들어가나 했는데 안으로 들어갔다. 정말 기분 좋은 골”이라고 말했다.
한국희는 어린 시절부터 축구 천재, 신동으로 이름을 알렸다. 차범근축구상 수상자 출신이고, 지난해에는 여자축구연맹에서 시상한 중등부 올해의 최우수선수상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15세의 나이에 17세 이하 대표팀에 들어가기도 했다. 아직 1학년이지만 포항여전에서도 주전으로 뛰고 있다.
어린 나이에 부담을 느낄 법도 하지만 한국희는 “감독님께서 나를 믿고 경기에 뛰게 하신다. 팀에서 더 희생하려고 한다. 언니들이 워낙 잘해줘서 눈치가 보이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보통 초중고등학교 선수에게 목표를 물으면 해외 진출, 국가대표 발탁 등을 꼽는데 한국희의 대답은 달랐다. 그는 “한국 여자축구가 아주 열악하다. 유명하거나 인기 있는 스포츠는 아닌 것 같다”라면서 “내가 더 열심히 해서 여자축구를 알리고 싶다. 여자축구의 재미를 알려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는 선수가 되는 게 목표”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희는 “전가을 언니가 좋은 말을 많이 해주신다. 지소연 언니는 한국 여자축구의 레전드다. 두 선수를 닮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눈앞의 목표는 여왕기 우승. 포항여전은 27일 오후 라이벌 광양여고와 왕좌를 놓고 격돌한다. 한국희는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좋은 일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지난 춘계연맹전에서 현대고에 패했는데 이번엔 이겨 결승에 갔다.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라며 우승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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