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유소년축구가 변화하고 있다, 기본기·전술 소화 능력까지 업그레이드 중…체력은 보완 과제[여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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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합천=정다워 기자] 성인 축구의 뿌리가 되는 여자 유소년 축구계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2025 스포츠케이션 명품도시 합천에서 펼쳐지는 제33회 여왕기 전국여자축구대회가 열리는 합천군민체육공원 현장. 몇 년 전과 비교하면 확연히 축구의 수준이 높아졌다는 게 일선 지도자들의 공통 의견이다.
25일 중등부에서 가장 강하다는 울산현대청운중은 웬만한 성인팀 수준의 빌드업과 공격 전개 능력을 선보이며 전북체육중을 상대로 세 골을 뽑아냈다. 흔히 말하는 ‘뻥 축구’가 아니라 후방에서부터 짧은 패스를 통해 전진해 섬세한 플레이로 득점 기회를 만드는 모습이었다. 현대청운중뿐 아니라 포항항도중, 전남광영중 등도 다르지 않았다. 충북예성여중의 경우 후반 막판까지 0-2로 뒤지다 동점을 만든 뒤 승부차기에서 승리하는 놀라운 뒷심과 집중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고등부 분위기도 다르지 않다. 울산현대고, 포항여전, 광양고 등도 맹목적인 롱볼은 지양하고 패스를 통해 수비를 공략하는 플레이를 고수했다. 급한 상황에서도 마구잡이식 롱패스보다는 측면 공격을 활용하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덕분에 대회가 열리는 현장은 열기가 뜨겁다. 주로 학부모로 구성된 응원단이지만 경기가 워낙 흥미로워 환호와 탄식이 크게 울려 퍼진다. 여자유소년축구 환경이 크게 달라지고 있음을 실감하게 되는 대회 현장이다.
실제로 오랜만에 유소년축구계로 돌아온 울산과학고의 진숙희 감독은 “내가 있던 시절과 비교하면 선수 수준이 굉장히 올라왔다고 본다. 놀랐다”라며 “기본기도 좋고 전술에 관한 생각도 깊다. 오히려 선수들이 원하는 전술이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울산현대고 안영진 감독도 “점점 선수들의 기본기, 기술이 향상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기본기 교육을 더 철저하게 받는 추세다. 개인 레슨을 받는 선수도 있다”라고 같은 맥락의 말을 했다. 대덕대 고문희 감독도 “전술 소화 능력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지금은 데이터 분석 등을 하는 시대라 선수들도 이를 통해 발전하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보완해야 할 점도 있다. 바로 체력이다. 축구에서 체력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지만 기본기 훈련에 집중한 나머지 일부 선수는 체력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한 대학부 지도자는 “축구는 결국 90분간 싸워야 하기 때문에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도 풀타임을 뛸 수 없다면 반쪽 선수가 될 수밖에 없다. 성인 선수일수록 기본기만큼 체력 훈련도 소홀히 하면 안 된다”라는 생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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