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세울 다른 기록 많다 ” ‘무실점 행진’ 깨진 성영탁에게 전한 꽃감독의 ‘위로’ [SS고척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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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고척=강윤식 기자] “앞으로 세울 다른 기록이 많은 선수죠.”
혜성같이 등장한 KIA 성영탁(21)의 무실점 행진이 마침내 깨졌다. 전날 키움 임지열(30)에게 홈런을 맞으며 기록이 멈췄다. 사령탑은 기록보다는 성영탁 가치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러면서 제자에게 위로를 전했다.
이범호 감독은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키움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성영탁에 대해 “앞으로 세울 다른 기록이 많다. (성)영탁이가 이런 걸 통해 잘 배워서 우리 팀 주축 선수로 성장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시즌 KIA를 보면 ‘부상 병동’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른다. 개막 직후 김도영을 시작해 나성범, 김선빈, 윤도현, 황동하 등이 줄줄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그런데도 4위를 달린다. 화수분처럼 쏟아지는 ‘뉴페이스’들 역할이 크다.
불펜에서는 성영탁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 5월20일 KT전에 처음 등판했다. 2이닝 동안 안타 하나, 볼넷 하나를 내주는 좋은 내용으로 프로 데뷔전을 마쳤다. 시작에 불과했다. 이후 등판할 때마다 호투를 펼쳤다.

그리고 19일 광주 KT전에서 의미 있는 기록을 적었다. 데뷔 후 무실점 이닝 구단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무려 ‘레전드’ 조계현을 넘어섰다. 이후 21일 SSG전서도 1.2이닝 동안 실점하지 않았다. 17.1이닝 연속 무실점. 구단 기록을 넘어 김인범이 세운 KBO 신기록(19.2이닝)도 보였다.
24일 깨졌다. 6-6으로 맞선 1사 1,2루에 등판했다. 임지열에게 던진 시속 134㎞ 커터가 제대로 걸렸다. 담장을 넘어가는 3점 홈런. 성영탁의 데뷔 후 첫 실점이다. 연속 무실점도 17.1이닝에서 멈췄다.

이 감독은 “(전)상현이가 하루 쉬는 날이었다. 웬만하면 6회에는 안 올리고 7회에 올릴 생각 중이었다. 그런데 상황이 어려워졌다. 그래서 최근 구위가 좋은 영탁이를 올렸다”고 말했다.
이어 “주자는 본인이 쌓은 게 아니다. 홈런 한 개 맞은 거는 전혀 문제없다. 아쉬운 건 그런 상황에 올리면서 선수 기록이 깨졌다는 점이다. 투수 코치들에게 선수가 힘들 수도 있으니까 잘 위로해 달라고 말했다”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중요한 건 사령탑이 그만큼 믿는다는 점이다. 전날 맞은 홈런도 실투가 아니라고 봤다. 여전히 강한 신뢰를 보낸다. 중요한 순간에도 주저 없이 성영탁을 내보낼 준비가 돼 있다.
이 감독은 “테스트는 끝났다. 중요한 상황에 내보내야 하는 선수로 빨리 성장하는 게 우리 팀에 제일 좋다. 비슷한 상황이 되면 또 과감히 올릴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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