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스타 부럽지 않은 경주마들의 여름나기 어떻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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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얼음마사지에 수영 훈련까지 스포츠스타 부럽지 않은 경주마들의 여름 관리법이 눈길을 끈다.
경주마들은 프로 운동선수 못지않은 여름 관리로 본격적인 무더위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 16일 수도권에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며 여름의 문이 활짝 열렸다. 사람은 물론 대부분의 생명체가 지치는 계절, 뜨거운 햇볕 아래 질주해야 하는 경주마에게는 더 섬세한 관리가 필요하다.
고온다습한 여름철엔 말의 체온이 오르고 호흡이 가빠지는 것은 물론, 식욕까지 떨어지기 쉽다. 이는 곧 체력 저하로 이어지며 운동 능력에도 직결된다. 특히 고온 환경에서 장시간 노출되거나 과도한 땀 배출로 탈수 증세가 나타나면 경주 능력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 억대 몸값을 자랑하는 경주마들에게 전문적인 여름 맞춤 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먼저, 격렬한 훈련을 마친 말들은 얼음마사지로 열을 식힌다. 특수 제작된 얼음 부츠를 신기거나 다리를 통째로 얼음물에 담그는 방식으로 다리의 피로와 염증을 완화한다. 이후엔 석고팩이나 황토팩으로 회복을 돕는다. 영양 관리 역시 인간 운동선수 못지않다. 탈수를 방지하기 위해 사료에 미네랄을 첨가하고, 비타민제를 꾸준히 급여해 신진대사를 촉진한다. 홍삼, 장어, 새싹보리 같은 고급 보양식까지 더해지면 그야말로 ‘VIP 마방 라이프’가 완성된다.

훈련 방식도 달라진다. 야외 고강도 훈련이 부담스러운 시기엔 ‘수영’이 심폐기능 향상과 스트레스 해소의 대안이 된다. 물속 운동은 심박수를 자연스럽게 끌어올리고 깊은 호흡을 유도해 심폐 지구력을 높인다. 무엇보다 경주마에게 큰 기분 전환이 된다. 찜통더위 속 말들이 수영장에서 시원하게 물장구치는 장면은 여름철 훈련장의 이색 풍경이다.
출전을 앞둔 경주마들에게는 ‘더위 적응 훈련’도 필수다. 대부분의 조교는 선선한 새벽 시간에 이뤄지지만 실전 경주는 대부분 기온이 높은 오후에 펼쳐진다. 때문에 새벽 기온에만 익숙한 말은 실전에선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일부 조교사들은 의도적으로 낮 시간에 훈련을 진행해 고온 환경 적응을 유도한다.
여름철에는 말의 컨디션 변동성이 커지기 때문에 경마 팬들의 전략적 접근도 필요하다. 평소 성적만으로 판단하지 말고, 최근 조교 상황이나 경주 당일 예시장 걸음걸이, 기수와의 호흡 등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고배당을 잡을 힌트가 될 수 있다. 무더위 속에서도 자신만의 루틴을 지키며 철저하게 관리받는 경주마들. 이들의 여름나기가 한층 특별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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