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백 실패’ 울산, 마멜로디에 0-1 패 ‘레이너스 결승골’…16강행 적신호 [SS올랜도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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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올랜도=김용일 기자] 야심찬 목표로 ‘32개 팀 체제’로 거듭난 클럽월드컵에 나선 울산HD가 ‘1승 제물’로 꼽은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프리카공화국)에 패배, 16강 진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18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있는 인터앤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 마멜로디와 경기에서 전반 상대 공격수 이크람 레이너스에게 선제 결승골을 허용하며 0-1로 패했다.
1차전에서 승전고를 울리는 데 실패한 울산은 22일 플루미넨시(브라질·뉴욕 뉴저지)와 2차전을 치른다.


김판곤 감독은 예상대로 스리백을 꺼내들었다. 에릭을 최전방에 두고 이청용과 고승범을 2선에 배치했다. 보야니치와 정우영을 허리에 둔 가운데 좌우 윙백엔 루빅손과 엄원상을 내세웠다. 김영권, 트로야크, 서명관이 스리백을 구성했다.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마멜로디는 최전방에 레이너스를 두고 2선에 템바 즈와네와 브라질 듀오 아르투로 살레스, 루카스 리베이로를 세웠다. 3선은 테보호 모코에나, 마르셀로 알렌데(칠레)가 섰다. 수비진은 디바인 룬가, 키아누 쿠피도, 그랜트 케카나, 쿨리소 무다우가 호흡을 맞췄다. 골키퍼 장갑은 론웬 윌리엄스가 꼈다.

양 팀은 킥오프 이후 한 차례씩 불꽃이 튀었다. 17초 만에 마멜로디의 살리스가 뒷공간을 파고들어 위협적인 왼발 슛을 때렸다. 울산은 3분 뒤 서명관의 침투 패스 때 엄원상이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어 가운데로 내줬다. 에릭이 노마크 기회를 잡았는데 왼발 슛이 골문 위로 떴다.
이후 힘겨루기가 이어졌다. 울산은 상대가 공격으로 올라올 때 루빅손과 엄원상의 수비 가담으로 철저하게 파이브백을 유지하면서 호시탐탐 역습을 노렸다. 마멜로디도 포백을 기본으로 수비시엔 3선의 모코에나가 센터백 사이로 들어가 파이브백을 형성했다.
울산은 보야니치가 전반 16분 프리킥, 22분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연달아 오른발 슛을 시도했지만 여의찮았다.

마멜로디는 울산 공격을 제어한 뒤 전반 종반을 기점으로 공격 속도를 올렸다. 특히 트로야크가 중심에 있는 울산 스리백 뒷공간을 두드리는 패스를 지속했다. 전반 27분 모코에나의 침투 패스로 시작된 공을 최전방 레이너스가 이어받아 슛을 시도했다. 트로야크가 몸을 던져 저지했다. 잠시 고통을 호소한 트로야크가 터치라인 밖으로 나갔다.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 레이너스가 울산 골망을 흔들었는데, 주심은 비디오판독(VAR)을 거쳐 그의 핸드볼 반칙을 선언했다. 울산으로서는 다행스러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마멜로디는 울산의 약점을 파악한 듯 뒷공간을 집요하게 노렸다. 특히 대인방어와 전진 패스에 능한 트로야크가 발이 느린 점을 파악한 듯했다.


전반 36분 살레스의 패스를 받은 즈와네가 다시 뒷공간을 찔렀다. 레이너스가 재빠르게 공을 따낸 뒤 수비에 가담한 왼쪽 윙백 루빅손의 견제까지 따돌리고 오른발 슛으로 울산 왼쪽 골문 구석을 갈랐다.
레이너스는 2분 뒤에도 즈와네의 패스 때 울산 수비라인을 뚫고 골망을 흔들었는데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양 팀은 변화없이 후반을 맞이했다.
울산은 후반 6분 보야니치의 코너킥 때 공격에 가담한 트로야크가 오른발 논스톱 슛을 때렸다. 수비 블록에 걸렸다. 1분 뒤엔 마멜로디가 빠른 역습으로 전진했다. 리베이로가 골문 오른쪽에서 왼발 감아 차기 슛을 때렸는데 수비 맞고 물러났다.
후반 18분 울산이 다시 기회를 잡았다. 역습 기회에서 보야니치의 침투 패스를 엄원상이 이어받아 페널티 아크 오른쪽을 파고들었다. 골키퍼와 맞선 가운데 슛을 시도했는데 타이밍이 다소 늦었다. 상대 수비에 걸렸다.
김 감독은 직후 이청용을 빼고 라카바를 투입하며 공격에 힘을 줬다. 마멜로디도 살레스를 빼고 타시리크 매튜스를 투입하며 맞불을 놨다.

울산은 반격 속도를 내지 못했다. 후반 27분 이진현과 이희균을 동시에 집어 넣었다. 정우영, 보야니치를 뺐다.
4분 뒤 마멜로디 역시 맞받아쳤다. 레이너스와 즈와네를 불러들였다. 레보 모티바와 바투시 오바스를 각각 교체 투입했다.
지속해서 추격을 노린 울산은 후반 33분 불운이 따랐다. 이날 수비진에서 가장 안정적인 활약을 펼친 서명관이 쓰러졌다. 앞서 상대와 볼 경합 과정에서 그라운드에 주저 앉은 그는 간단하게 치료를 받은 뒤 경기를 지속했으나 더는 뛸 수 없었다. 그대신 강상우가 투입됐다. 울산은 포백으로 돌아섰다.
마멜로디 수비진도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울산은 후반 35분 허를 찔렀다. 라카바가 이희균의 침투 패스를 이어받아 상대 뒷공간을 뚫고 골키퍼와 맞섰다. 그러나 회심의 슛이 상대 수문장 윌리엄스에게 가로 막혔다. 흐른 공을 에릭이 리바운드 슛으로 연결하려고 했지만 닿지 않았다.
마멜로디 수비진은 이전보다 간격이 벌어지며 집중력이 떨어졌다. 울산은 막판 추격에 온 힘을 쏟아부었다. 그러나 마멜로디 수비 벽을 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오히려 상대 역습에 휘청거렸다.
결국 울산은 한 골 차 패배를 안으면서 승점 획득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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