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입단 동기→빅리그 격돌’ 이정후-김혜성의 ‘특별한’ 시간…“우리가 ML에서 붙다니” [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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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아주 특별한 시간.”
‘절친’이다. 프로 무대도 같은 해 지명됐다. 줄곧 한솥밥을 먹었다. 한 명이 먼저 미국으로 떠났다. 다른 하나도 미국행이다. 100년 넘게 라이벌 관계인 팀에 속했다. 그리고 그 둘이 처음으로 붙었다. 샌프란시스코 이정후(27)와 LA 다저스 김혜성(26)이다.
1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 스타디움에서 샌프란시스코와 다저스 경기가 열렸다. 경기는 다저스가 11-5로 이겼다. 전날 당한 2-6 패배를 설욕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단독 1위도 복귀했다.

승패와 무관하게 가장 많은 관심이 쏠린 쪽이 있다. 이정후와 김혜성의 맞대결이다. 프로 입단 동기다 2017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뽑혔다. 이정후가 1차 지명, 김혜성이 2차 1번이다. 그야말로 최상위 지명자들. 나란히 KBO리그에서도 맹위를 떨쳤다.
이정후가 2023시즌 후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ML)에 진출했다.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달러 대형 계약을 맺었다. 1년 후 김혜성도 미국으로 향했다. 다저스와 3+2년 최대 2200만달러에 도장을 찍었다.

금액은 차이가 있다. 그러나 같은 ‘빅리거’라는 점은 같다. 그리고 이 둘이 마침내 같은 곳에서 만났다. 키움 시절이라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같은 중견수로 붙을 법도 했지만, 김혜성이 2루수로 나가면서 포지션이 겹치지는 않았다.
결과는 김혜성 판정승이다. 적시타를 하나 때리며 1안타 1타점. 이정후는 무안타에 그쳤다. 김혜성이 친 적시타가 딱 이정후 앞에 떨어지기도 했다. 묘한 장면이 연출됐다. MLB닷컴은 “김혜성의 다저스가 이정후의 샌프란시스코를 잡았다”고 적었다.

MLB닷컴에 따르면 이정후는 “아주 예전부터 좋은 관계다. 나는 (김)혜성이를 사랑한다. 특별한 날이다. 항상 같은 유니폼을 입었지만, 이번에는 다른 유니폼이다”고 짚었다.
김혜성 또한 “(이)정후를 경쟁자로 만다는 것은 아주 멋진 일이고, 재미있는 일이다. KBO 드래프트 동기다. 함께 오래 뛰었다. 그런 우리가 빅리그에서 붙는다. 그것도 같은 서부지구에 있다. 그 자체로 흥분되는 일이다“고 강조했다.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는 빅리그를 대표하는 ‘라이벌’이다. 동부에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이 있다면, 서부에는 샌프란시스코와 다저스가 있다. 나란히 ‘명문’으로 꼽힌다. 월드시리즈 우승도 8번씩 일궜다.

이런 팀에 한국인 선수가 포진했다. 판이 제대로 깔렸다. 맞대결까지 진행했다. 14일 1차전에서는 김혜성이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15일 기어이 붙었다. 반갑지 않을 수 없다.
MLB닷컴은 “둘은 바쁜 와중에도 늘 연락을 주고받는다. 서로 위안이 된다. 동시에 맞대결에 의미를 둔다. 승패는 당연히 중요하다. 우승하고 싶다. 대신 둘 사이는 변화가 없다. 이정후와 김혜성이 리그 스타로 떠오른다면 샌프란시스코와 다저스 경기도 한층 재미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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