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의 KT’도 T1 앞에 멈췄다! 고동빈 감독 “밴픽·운영 모두 아쉬웠다” [MSI 선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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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사직=김민규 기자] ‘서머의 KT’도 여기까지 였다. 결국 T1을 넘지 못했다. 2025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대표 선발전. 연승을 달리며 기세를 올리던 KT 롤스터가 또 다시 T1의 벽에 막혔다. 창단 첫 MSI 진출이란 꿈도 다음 기회를 기약하게 됐다.
KT는 14일 부산 동래구에 위치한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5 MSI 지역 대표 선발전 4라운드 경기에서 T1에 세트스코어 1-3으로 졌다. ‘여름 DNA’를 앞세워 기세가 올랐지만 최종전에는 닿지 못했다.
경기 후 만난 고동빈 감독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고 감독은 “MSI 진출 문턱까지 왔는데, 오늘 보여준 모습은 아쉬움이 컸다”라며 “우리가 패한 이유는 결국 우리가 반복해온 숙제에서 여전히 밀렸기 때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밴픽적으로 좀 더 유리한 환경을 만들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라인 스왑 단계에서도 손해를 봤고, 오브젝트 운영 면에서도 잘하지 못했다”라며 “세 가지 모두 밀렸다고 본다. 앞으로 보완해야 할 과제”라고 설명했다.
고 감독은 경기력보다 전략적인 운용의 실패를 먼저 지적했다. 큰 무대에서 결국 디테일의 차이가 승패를 가른 셈이다.

KT는 이번 시즌 초반엔 팀 조직력과 경기력 모두 흔들리며 연패의 늪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정규시즌 2라운드 들어 빠르게 반등했다. MSI 대표 선발전에서는 디플러스 기아와 농심 레드포스를 모두 3-0으로 제압하며 살아났다. 그 중심에는 미드라이너 ‘비디디’ 곽보성이 있었다.
곽보성은 “솔직히 이번 시즌 내내 쉽지 않았다. 초반엔 결과도 안 나오고 팀으로서도 많은 고비가 있었다”라며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서 팀이 팀다워졌고, 선수들 간의 합도 맞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우리의 경기력도 올라왔다고 본다”고 힘줘 말했다.
‘비디디’는 시즌 내내 팀의 중심을 지켰다. 특히 선발전에서는 안정적인 플레이로 팀을 이끌었다. 그러나 T1과의 경기에서는 중요한 순간을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곽보성은 “우리가 상위 세 팀(젠지, 한화생명, T1)과 비교해보면 큰 무대 경험에서 밀린다는 걸 이번에 확실히 느꼈다”며 “결국 다 같이 잘해야 하는 게임인데, 우리가 그런 면에서 부족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경기력이 안 좋을 땐 팀도 힘들고 나도 흔들릴 수 있다. 근데 내가 무너지면 더 큰 손해라고 생각했다”라며 “그래서 ‘나만은 흔들리지 말자’는 마음으로 이번 시즌을 보냈다. 덕분에 여기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KT는 시즌 초부터 수많은 우려와 의문 속에서 시작했다. 불안정한 경기력, 팀 분위기 등 불확실한 요소가 많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팀은 점차 자리를 잡아갔다. 그 과정에서 ‘퍼펙트’ 이승민, ‘피터’ 정윤수 같은 신예들이 성장했고, 베테랑들이 중심을 잡았다.
그러나 T1이라는 장벽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고 감독은 “우리 팀은 아직 더 배워야 할 것이 많다”며 “LCK 정규시즌에서 더 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MSI 진출에는 실패했으나 이번 선발전을 통해 ‘신구 조화’ 가능성은 충분히 보여줬다. ‘서머의 KT’라 했다. 아직 본격적인 여름은 시작도 안 했다. KT가 여름 시즌 다시 한 번 반전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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