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이 훔쳤고 T1이 뒤집었다” 사직 흔든 ‘도란쇼’ T1, KT 꺾고 MSI 최종전 진출 [MSI 선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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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사직=김민규 기자] “한화생명 기다려라, 우리가 간다.”
‘다전제의 제왕’이 깨어났다. 흔들렸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T1의 서커스 앞에서는 KT 롤스터의 ‘여름 DNA’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T1은 결국 ‘다르다’는 걸 또 한 번 증명했다.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을 집어삼킨 슈퍼플레이, 그 주인공은 ‘도란’ 최현준이었다.
T1은 14일 부산 동래구에 위치한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5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지역 대표 선발전 4라운드 경기에서 KT에 ‘패·승·승·승’ 세트스코어 3-1로 승리했다. 이로써 T1은 MSI 대표 선발전 최종 라운드에 올라 한화생명e스포츠와 한판 승부를 펼치게 됐다.

1세트를 내준 T1은 이후 내리 3세트를 따내며 ‘다전제 DNA’를 뽐냈다. 특히 4세트는 서커스였다. ‘도란’의 슈퍼스틸, ‘페이커’ 이상혁의 냉정한 마무리, ‘오너’ 문현준의 날카로운 이니시에이팅까지. KT는 끝내 이를 버텨내지 못했다.
6분경 용 앞 교전에서 T1이 3킬을 쓸어 담으며 큰 이득을 챙겼다. 전리품 용까지 가져가며 웃었다. KT는 T1을 압박하려 했으나 역으로 초반 주도권을 내주고 말았다.
KT도 반격했다. 공허의 유충을 먹는 과정에서 ‘케리아’ 류민석을 끊은 후 바텀에서 ‘도란’ 최현준까지 잡으며 추격했다. 그리고 탑 교전에서 3킬을 추가하며 불리했던 흐름을 다시 되돌렸다. 그 사이 T1의 ‘구마유시’ 이민형은 바텀 1차 타워를 미는 등 이득을 챙겼다.

협곡의 전령을 챙긴 KT가 T1의 미드 1차 타워까지 부쉈다. 초반 T1에 유리했던 흐름이 점점 KT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글로벌 골드도 2000이상 앞서며 역전했다. ‘이동통신사 라이벌’다운 일진일퇴의 진땀 승부가 이어졌다.
20분경 KT가 ‘구마유시’를 끊으며 미드 2차 타워까지 밀었다. T1 본진까지 고속도로가 깔린 셈. T1 입장에서는 초반과 달리 답답한 경기가 지속됐다.
결정적 장면이 터져 나왔다. 사직실내체육관을 가득 채운 팬들의 함성이 메아리쳤다. 22분경 KT가 ‘고통의 아타칸’을 획득하려는 순간, ‘도란’의 카밀이 슈퍼플레이로 이를 훔친 것. ‘도란’의 서커스가 완전히 불리해질 수 있는 경기를 붙잡았다.

그리고 25분경 또 한 번 ‘한방’이 터졌다. KT가 바론 획득에 나섰고, T1 ‘케리아’ 류민석이 바론 훔치기에 성공, 교전에서도 대승을 거뒀다. 글로벌 골드 격차도 8000 가까이 앞섰다. T1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며 승기를 잡은 순간이었다.
바론 버프를 두른 T1은 KT 본진으로 진격해 들어갔다. KT는 끝까지 항전하며 가까스로 막아냈다. 사실상 승부의 추는 T1에게 기울었다. 숨을 고른 T1이 다시 한번 KT 본진으로 진격했고, 30분 만에 넥서스를 파괴하며 3-1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제, 남은 건 마지막 한 경기. T1의 눈앞에 MSI 티켓이 아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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