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택, 우승 비결? 디섐보 따라잡은 ‘오버사이즈’ 그립 “손목 안쓰니 좋아요!” [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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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허리 부상으로 한동안 부진했던 김홍택(32·DB손해보험)이 다시 일어섰다. 1년 1개월 만의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우승. 그 뒤에는 브라이슨 디샘보처럼 독특한 두꺼운 그립을 선택한 결단이 있었다. ‘스크린 황태자’에서 필드 제왕으로, 김홍택의 ‘그립 혁명’이 빛났다.
김홍택은 8일 부산 기장에 위치한 아시아드CC(파71)에서 열린 KPGA 투어 백송홀딩스 아시아드CC 부산오픈(총상금 10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 합계 11언더파 273타를 적어 2위 양지호(9언더파 275타)를 2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17번홀(파4)까지 공동 선두였던 김비오가 마지막 홀에서 티샷 실수로 트리플 보기를 범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올시즌 첫 컷통과에 우승까지 일궈냈다. 스윙조차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한 허리 부상에 시달렸기 때문. 우승 상금 2억원도 거머쥐었다.

김홍택은 “올시즌 첫 컷통과인데 이렇게 우승까지 하게 돼서 행복하다”며 “지난주 G투어 대회에서 우승을 하게 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그 자신감이 이번 대회 우승까지 이어진 것 같다. 앞으로의 활약이 더 기대된다”고 활짝 웃었다.
우승 비결로 자신의 클럽 그립을 꼽았다. 디샘보처럼 ‘점보맥스’ 스타일의 두꺼운 그립을 사용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디샘보의 오버사이즈 그립은 전통적인 클럽 피팅 이론을 뒤엎은 선택이다. 손보다 작은 일반 그립은 불필요한 힘을 유도하지만, 두꺼운 그립은 손에 밀착돼 안정적인 스윙을 가능케 한다. 김홍택 역시 비슷한 이유로 두꺼운 그립을 선택했다.

김홍택은 “손이 크기 때문에 두꺼운 그립이 잘 맞는다. 안정감이 있고 방향성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라며 “무게감이 있어서 샷을 할 때 내게는 딱 맞는 것 같다. 또한 미끄러지지 않고 정확하게 칠 수 있으며, 손목 사용이 줄어 샷 방향성에도 도움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그의 선택은 이번 대회에서 효과를 발휘했다. 최종 라운드 공동 선두로 출발한 김홍택은 1번홀 버디로 리드를 잡은 뒤 흔들리지 않는 플레이를 펼쳤고, 마지막 18번홀에서 침착하게 파 세이브하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김홍택은 허리 부상으로 시즌 초반 4개 대회 연속 컷 탈락의 부진을 겪었지만, 디샘보 그립과 함께 기세를 되찾으며 다시 한 번 투어의 중심에 섰다. 디샘보처럼 실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김홍택. 다음 도전은 어디서 펼쳐질까. 골프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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