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미학’ 증명한 이가영 ‘와이어 투 와이어’로 셀트리온 퀸 등극[SS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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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원주=장강훈 기자] 극적으로 대회개최를 결정한 이유를 증명했다. 길고 짧은 퍼트 성공과 실패로 희비가 교차하는 등 흥미진진하고도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6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로 돌아온 2025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총상금 12억원)는 2차 연장 혈투 끝에 이가영(26·NH투자증권)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물고 물리는 접전이 펼쳐졌지만, 와이어 투 와이어로 시즌 첫승이자 통산 3승째를 따냈다.
골프는 ‘기다림의 미학’이라는 사실을 증명한 우승이다. 이가영은 강원도 원주 성문안 컨트리클럽(파72·6494야드)에서 6일부터 사흘간 치른 이 대회에서 첫날부터 리더보드 최상단을 놓치지 않았다. 챔피언조 앞에서 최종라운드를 시작했는데, 첫홀 버디로 산뜻하게 출발했지만 2번홀 보기, 3번홀 버디 등 경기력이 들쑥날쑥했다. 후반에 버디 2개를 낚아 12언더파 204타 공동 2위로 정규 라운드를 마쳤다.

챔피언조로 나선 한진선(28·메디힐)이 전반에 1타를 줄여 단독 선두로 올라서 이가영에게 기회가 오지 않을 듯했다. 그러나 한진선이 마지막홀 1.6야드짜리 파 퍼트를 놓쳐 이가영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공동선두로 대회를 마친 이가영은 “스코어 차가 크지 않아 ‘내 플레이를 믿고하자’고 생각했다. 전반에 스코어를 줄이지 못해 격차가 벌어졌겠거니 했는데, 생각보다 차이가 없더라. ‘나도 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해 더 집중했다”며 웃었다.
연장에서는 이가영의 ‘지략’이 빛났다. 18번홀(파5)에서 시작한 1차 연장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앞 90m 남짓 거리에 보냈다. 웨지로 자신있게 한 세 번째 샷이 홀 옆 1.6야드 앞에 멈춰서, 어렵지 않게 버디를 잡았다.

최종라운드 마지막홀에서 1.6야드짜리 파 퍼트를 놓친 한진선은 11.6야드짜리 버디 퍼트가 홀에 빨려들어가는 행운을 누려 눈길을 끌었다. 버디에 실패한 김시현(19·NH투자증권)을 제외하고 치른 두 번째 연장. 이가영은 1차 연장 때와 같은 전략으로 버디를 노려 성공했다.
그는 “연장에서는 세 번째 샷을 웨지로 풀스윙할 거리를 남기겠다고 다짐했다. 웨지로 풀샷하면, 런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략이 두 차례 연장에서 완벽하게 들어맞았다.
겨우내 강도높은 훈련으로 비거리도 늘고 숏게임 정확도를 높인 이가영은 “시즌 개막 전에 상·하반기 1승씩을 목표로 세웠다. 상반기가 끝나기 전에 1승했으니, 남은 기간 최대한 빨리 승 수를 늘려가는 게 새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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