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 11개 몰아친 방신실, ‘코스 레코드’ 경신하고도 “베스트 드레서 탐나요!” [SS 현장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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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원주=장강훈 기자] “드레스 코드가 있나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025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총상금 12억원) 2라운드가 열린 7일 성문안 컨트리클럽(파72·6494야드). 한껏 싱그러움을 뽐내는 녹색 필드 위에 유난히 녹색 옷을 입은 선수들이 많이 보였다.
이날 버디 11개와 보기 1개로 10타를 줄여 새로운 코스레코더가 된 방신실(21·KB금융그룹)도 그린 계열로 상하의를 맞춰 입고 빼어난 샷감을 뽐냈다. 전대미문의 ‘동일대회 5연패’ 도전에 나선 박민지(27·NH투자증권)도 그린과 비슷한 톤의 녹색 옷으로 무장(?)하고 반등을 시작했다.
방신실은 “베스트 드레서를 노린 의상”이라며 “사용 중인 베개가 오래돼서 교체할 때가 됐는데, 좋은 베개를 주신다셔서 신경써서 입고 나왔다”며 활짝 웃었다.

실제로 셀트리온은 매 대회 2라운드에 이른바 ‘베스트 드레서’를 뽑는다. 기업 상징색인 녹색을 잘 표현한 선수를 찾아 임직원들의 투표로 톱3를 선발한다.
대회 관계자는 “대회를 개최하는 셀트리온에 대한 고마움을 선수들이 의상으로 표현하는 것에 착안한 이벤트”라며 “성적이나 외모가 아닌 대회 분위기와 얼마나 잘 어우러지는지가 평가 척도”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윤이나(22·솔레어)는 KLPGA투어에서 활동할 당시 매 대회 최종라운드 때 주최사 기업 상징색과 비슷한 톤의 의상을 착장하고 출전해 조명받기도 했다. 세계적인 경제불황 속 꾸준히 대회를 개최해 선수들에게 ‘활동할 무대’를 열어주는 기업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는 건 KLPGA투어의 문화로 자리잡는 중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관계자들이 녹색 의상을 입은 선수들을 발견할 때마다 사진을 촬영하고, 이 사진을 보고 셀트리온 임원들이 직접 투표한다. 방신실은 지난해 현세린(24·대방건설) 등과 함께 ‘베스트 드레서’로 선정됐다.

마침 지난 5일이 환경의 날이기도 하고, 여름으로 접어드는 시기여서 녹색 의상으로 멋스러움을 뽐낸 선수들의 모습이 더 도드라졌다.
팬과 호흡하는 이벤트도 눈길을 끈다. 9번홀 그린을 ‘ESG 퀸즈 그린’으로 명명하고 자연보호와 사회적 기업 이미지를 동시에 전달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약품을 담거나 실험할 때 쓰는 ‘바이알 병’을 활용해 천연 디퓨저를 만들었다. 이 디퓨저를 대회장을 찾은 갤러리들에게 선수들이 직접 나눠준다.

ESG 퀸즈 그린은 응원하는 선수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을뿐만 아니라 의미있는 선물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덕분에 올해 대회는 적지 않은 갤러리가 성문안CC를 찾아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며 6월의 첫 연휴를 만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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