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이후 17년만 챔스 우승+손흥민과 UEFA 클럽대항전 동반 정복…‘5연속 결장’에도 이강인, 韓 선수 새 지평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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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파리 생제르맹(PSG)은 역대 최고의 시즌을 보냈고, 이강인(24)은 그 안에 있다.
PSG는 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인테르 밀란(이탈리아)과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5-0 대승하며 우승했다.
PSG는 전반 12분 아슈라프 하키미의 선제골로 기선제압했다. 이후 전반 20분과 후반 18분 데지레 두에가 연속포를 터뜨리며 점수 차를 3-0으로 벌렸다. 사실상 인테르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결국 공격 숫자를 늘린 인테르의 모험수 속에 끈끈한 수비로 받아친 PSG는 막판 역습을 통해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후반 28분), 세니 마율루(후반 41분)가 연속포를 해내며 5골 차 역사적 대승을 만들어냈다.
이강인은 교체 명단에 포함됐지만 이번에도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8강전부터 교체 명단에만 이름을 올린 그는 챔피언스리그 5경기 연속 결장했다. PSG가 우승하는 데 힘을 보탤 기회는 없었다.
예상한 결과다. 이강인은 후반기 들어 입지가 급격하게 좁아졌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크바라츠헬리아가 합류한 뒤 출전 시간이 줄었다. PSG는 우스만 뎀벨레, 두에, 크바라츠헬리아, 그리고 브래들리 바르콜라를 스리톱 주력 요원으로 내세웠다. 이강인이 경쟁할 틈이 없었다. 미드필드 라인에도 비티냐, 주앙 네베스, 파비안 루이스가 건재했다.
결국 이강인은 챔피언스리그뿐 아니라 프랑스 리그1의 중요한 경기에도 나서지 못했다. 최근 쿠프 드 프랑스(컵 대회) 결승전에서도 마찬가지다. 전력 외 취급으로 후반기를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인 활약만 놓고 보면 만족하기 어려운 시즌이다.
그래도 이강인은 2007~2008시즌 박지성(은퇴·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후 17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빅이어(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한국 선수가 됐다. 유럽에서 뛰는 한국 선수의 새 지평을 연 셈이다. 이강인은 챔피언스리그 리그 스테이지, 16강을 거치면서 11경기에 출전했다. 우승 공이 없다고 볼 수 없다.

한국 선수가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조건이 따른다. 유럽 정상에 설 만한 빅클럽에 가야 한다. 또 경기에 뛸 수 있어야 한다. 아시아 선수가 이런 과정을 거쳐 유럽 챔피언이 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또다른 의미도 있다. 이번시즌 UEFA 유로파리그에서는 손흥민이 주장으로 활약하는 토트넘 홋스퍼가 우승했다. 한국 선수 두 명이 UEFA에서 주관하는 대표적인 두 대회에서 모두 챔피언에 등극하는 성과를 냈다.
출전 시간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이강인은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우승 확정 뒤, 그리고 세리머니를 진행하는 동안 밝은 표정으로 동료와 어우러졌다. 다만 현지 중계 카메라가 이강인이 메달을 받는 장면을 ‘패싱’하는 등 에피소드도 벌어져 국내 팬 입장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챔피언스리그 정복을 뒤로하고 이강인과 PSG는 헤어질 시간에 도달했다. 출전 시간이 줄어든 뒤로 이강인은 꾸준히 이적설의 주인공이 됐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아스널, 이탈리아 세리에A의 나폴리, 스페인 라 리가의 비야레알 등 경쟁력 있는 팀이 이강인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변이 없는 한 이강인은 차기 시즌 새 팀에서 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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