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안타’ 치고도 “운이 좋았다”…롯데 31살 복덩이, ‘싹’ 바꾸고 다시 뛴다 [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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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대전=김동영 기자] “운이 좋았습니다.”
결승타 포함 5안타를 친 선수가 남긴 말이다. 빼어난 2024시즌을 보냈고, 2025년은 그만큼 안 된다. 스스로도 아쉽다. 그래서 마음껏 기뻐하지도 못한다. 롯데 손호영(31) 얘기다. ‘싹’ 바꾸고 다시 뛴다.
손호영은 24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한화와 주말 3연전 두 번째 경기에 9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5안타 2타점 2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3회초와 5회초 안타를 쳤다. 7회초에는 좌측 2루타를 날렸고, 8회초에는 다시 안타다. 그리고 10회초 결승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개인 한 경기 최다 안타 ‘5안타’ 완성이다.

결정적인 순간 안타가 터졌다. 3-0으로 앞서다 3-3 동점이 됐고, 이후 3-6으로 밀렸다. 다시 6-6 균형을 맞췄고, 연장에 접어들었다. 10회초 2,3루 기회가 걸렸다. 결과는 중전 2타점 적시타다. 8-6이 됐다. 이날 최종 스코어다. 덕분에 롯데가 웃었고, 단독 2위에 복귀했다.
경기 후 손호영을 만났다. 결승타 포함 5안타를 쳤으면 웃을 법도 하다. 손호영은 담담했다. “인터뷰가 익숙하지 않다”며 멋쩍은 듯 미소를 보였다.
5안타 소감을 물었다. “내가 5안타 치는 날이 올 줄은 몰랐다. 기쁘다. 오늘은 그냥 운이 좋았다. 마지막 타석도 상대가 전진수비를 했기에 빠져나갔다. 좋고 나쁨을 말하기 어렵다. 정말 운이 좋은 날이다”고 설명했다.

트레이드를 통해 2024년부터 롯데에서 뛴다. LG에서는 만개하지 못했으나 롯데에서 터졌다. 102경기, 타율 0.317, 18홈런 7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92를 찍었다. 단연 커리어 하이 시즌이다. ‘복덩이’라 했다.
2025년 기대가 컸다. 아직은 미치지 못한다. 35경기, 타율 0.233, 2홈런 17타점이 전부다. OPS도 0.599로 높지 않다. 그래서일까. 웬만한 활약에도 잘 웃지 않는 모습이다. “작년 잘했다고 하지만, 이게 내 실력”이라고 하기도 했다.

잘하고 싶은 마음은 크다. 이날도 “내게 찬스가 오겠다는 생각은 했다. 올 것 같더라. 이미지 트레이닝 하면서 준비했다. 진짜 기회가 왔고, 좋은 결과 나왔다”고 짚었다.
이어 “올시즌 부진하다고 하지만, 내 실력이라 생각한다. 경기 내보내 주시는 감독님과 코치님께 감사할 따름이다. 특히 임훈 코치님께 감사하다. 내가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 아니다. 먼저 다가와 주신다. 얘기 진짜 많이 한다. 코치님 덕분이다. 나아가 감독님께서 써주시니까 성적도 낸다. 항상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올시즌 마음대로 안 되니 변화도 추구한다. “뭐라도 하고 싶었다. 그래서 등장곡도 바꿨다. ‘이것 때문에 안 맞나’ 하는 생각은 안 들게 하려고 하나부터 열까지 다 바꾼 것 같다. 생활 패턴도 마찬가지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라면을 굉장히 좋아한다. 요즘 라면 안 먹는다. 이것도 결국 뭐라도 해보려고 하다 보니 이렇게 됐다. 팀이 잘하고 있다. 나도 잘해야 하는데, 혹자 낙오하는 것 같다. 끝까지 뒤에서 따라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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