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하면 2군이다!” 호부지, ‘김휘집 살리기 프로젝트’ 직접 나서…티볼 올리고 개인 레슨까지 [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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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울산=김민규 기자] “내년에는 NC 중심이 돼 줘야 한다.”
‘호부지’가 직접 티볼을 던지며 기운을 북돋웠다. 배팅장에서는 타격 시범까지 보이며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NC 김휘집(23) 얘기다. NC가 ‘김휘집 살리기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했다. 사령탑은 “속으로 삭이지 말고, 욕도 하고 화도 내라”며 강하게 말했다. 젊은 내야수를 위한 사령탑의 절박한 메시지다.
2021년 2차 1라운드 전체 9번으로 키움 지명을 받은 김휘집은 지난해 5월 트레이드로 NC 유니폼을 입었다. 유격수와 2루수, 3루수를 모두 볼 수 있는 내야 유틸리티 자원이다. 지난시즌 140경기에 나서 타율 0.258, 16홈런 73타점 78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747로 고른 활약을 보였다.
다만 올해는 극심한 타격 부진에 더해 수비에서도 실수가 잦다. 42경기 출전해 타율 0.159, 4홈런 11타점 16득점. 지난 11일부터 최근 9경기에서 23타수 무안타에 그치고 있다. 수비에서도 실책 10개로 팀에서 가장 많다.

부진의 늪에 빠진 ‘핵심 자원’을 마냥 두고 볼 순 없다. 이호준 감독이 나섰다. 이 감독은 직접 티볼을 던지며 김휘집의 타격 밸런스를 점검했고, 배팅장에서도 옆을 지키며 실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관련해 이 감독은 “(김)휘집이에게 좀 극단적으로 얘기했다”며 “못된 마음을 먹고 야구하라고 했다. 휘집이는 너무 착하고 성실하다. 좋은 성격이지만 틀 안에만 갇혀 있다”고 짚었다.
이어 “속으로만 삭이지 말고 욕도 하고, 감정도 드러내라고 했다. 그랬더니 눈이 동그래지더라”면서 “시간적인 여유를 주려고 한다. 변화가 없다면 2군행도 고려하겠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김휘집도 ‘호부지’ 진심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후회 없이 더 독하게 ‘야구’를 하겠다는 다짐이다.
김휘집은 “감독님이 ‘너무 착하게 하지 말라’고 했다. 그 말이 인상 깊었다. 더 독하게 하라는 뜻으로 생각했다”며 “타격에 대해서는 ‘너무 떠 있다’, ‘존이 높다’는 부분을 지적해주셨다. 명 타격코치 출신이 확실한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또한 그는 “지금 제일 아쉬운 건 수비다. 수비가 흔들리니 방망이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NC에 공짜로 온 것이 아니다. 책임감을 느낀다. 아직 100경기 남았으니 힘든 시간 잘 이겨내 반전하는 모습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NC 미래 구상은 세 명의 김 씨에게 달려 있다. 김휘집, 김주원, 김형준. 이른바 ‘삼金’이다. 이 감독은 “올시즌 삼김을 무조건 살려야 한다. 이 세 사람이 성장하지 않으면 NC의 내년은 없다”고 강조했다.
단순한 멘트가 아니다. NC의 전력 구조상, 중장기적으로 팀을 이끌 젊은 피가 필요하다. 핵심이 ‘삼김’이다. 그중에서도 김휘집이 살아나야 한다. ‘호부지’의 따끔한 조언이 다시 한번 김휘집을 깨울 수 있을까. NC가 ‘김휘집 살리기 프로젝트’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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