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이 이겨서 너무 좋아” 원태인, 8이닝 1실점에도 승리 실패…그런데 웃었다, 이게 ‘품격’ [SS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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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고척=김동영 기자] “팀이 이겨서 너무 좋다.”
무려 8이닝 1실점을 쐈다. 웬만하면 승리투수가 되고도 남는다. 아니었다. 삼성 ‘토종 에이스’ 원태인(25)이 ‘원크라이’가 됐다. 아쉬울 법도 하다. 그러나 원태인은 팀이 이겨서 좋다며 웃었다. 이게 ‘품격’이다.
원태인은 올시즌 9경기 56이닝, 3승2패, 평균자책점 2.57을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은 리그 톱10에 든다. 승운이 따르지 않은 감은 있다. 대신 원태인이 등판한 경기에서 삼성은 7승2패를 기록 중이다.

꾸준히 잘 던진다. 올시즌 가장 못 던진 경기가 5이닝 2실점이다. 9경기 중 7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QS)를 찍었다.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도 3회다. 20일 고척 키움전에서는 8이닝 5안타 2볼넷 6삼진 1실점 호투를 뽐내기도 했다. 올시즌 최다 이닝 경기다.
7회까지 딱 80개 던졌다. 8회 등판은 당연했다. 만루 위기에 몰리기도 했으나 병살로 이닝을 정리했다. 그리고 크게 포효했다. 투구수 96개로 마무리했다. 여차하면 9회 등판도 가능해 보였으나, 무리하지는 않았다.

원태인이 마운드에 있는 동안 득점 지원이 딱 1점이다. 그나마 9회초 김영웅이 솔로포를 때리면서 2-1로 앞섰다. 9회초만 막으면 원태인이 시즌 4승을 따낼 수 있었다.
마무리 이호성이 올라왔다. 만루에 몰렸고, 희생플라이로 1실점. 2-2가 됐다. 동시에 원태인의 승리도 날아갔다. 4월24일 KIA전에서 시즌 3승을 따낸 후 4경기 연속으로 승리가 없다. 2패만 기록했다.
원태인은 승리하지 못했지만, 삼성은 이겼다. 연장 11회초 김지찬이 결승 적시타를 때렸고, 구자욱이 3타점 2루타를 더했다. 2-2에서 6-2가 됐다. 김재윤이 11회말 1실점 했으나 승패에 큰 지장은 없었다.

경기 후 원태인은 웃었다. “팀이 연패 중에 선발을 맡게 됐다. 많은 이닝 소화가 첫 번째 목표였다. 연패를 끊을 수 있도록 최소 실점을 하는 게 또 다른 목표였다”고 돌아봤다.
이어 “선발승을 챙기지는 못했다. 대신 두 가지 목표를 다 이뤄서 만족한다. 팀이 승리하고, 연패도 끝나서 기분이 너무 좋다”며 웃었다.

이날 자신의 피칭도 만족스럽다. “앞선 두 경기에서, 초반은 좋다가 중반 무너지는 모습이 있었다. 오늘은 위기 극복 과정이 앞 경기들보다 나아서 다행이다. 8회 위기 상황 모든 걸 짜내는 투구로 실점을 막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실력과 인성을 다 갖춘 선수다. 항상 팀을 앞에 세운다. 심지어 잘 던진다. 에이스가 이렇게 해주니 팀도 힘을 받는다. 이날 승리로 3연패에서 벗어났다. 다시 탄력을 받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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