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최형우 없으면 어쩔 뻔했나”…원래 이런 선수다, 나이? 아무 상관이 없다 [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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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없으면 어쩔 뻔했나.”
KIA에서 ‘베테랑’ 최형우(42)를 두고 몇 년째 나오는 말이다. ‘놀랍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관리 차원에서 쉬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매일 경기에 나선다. 심지어 잘한다. 팀 내 최고 타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형우는 2017년부터 KIA에서 뛰고 있다. 34세 시즌이다. 꾸준히 활약했다. 2할 초반 타율을 기록한 시즌은 있다. 2021년(0.233) 딱 한 번이다. 이후 다시 반등했다. 올시즌도 타율 0.324에 8홈런 31타점을 찍고 있다. 홈런도 10개가 보인다. 18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 임박이다.

김도영이 개막전에서 부상을 당했다가 4월말 돌아왔다. 박찬호도 무릎을 다쳐 한 차례 말소됐다가 복귀했고, 김선빈도 종아리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시간이 있다. 나성범도 종아리를 다쳐 이탈한 상태다.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도 허리가 좋지 못해 1군에 없다.
최형우는 아니다. 개막 엔트리에 들었고,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 이범호 감독이 체력 관리를 위해 선발에서 빼주기도 한다. 그러면 경기 전 훈련 때 마운드에 올라 배팅볼을 던진다. “쉬라고 빼줬더니 저기서 던지네”라며 이범호 감독도 웃었다. 선발로 나가는 날에도 배팅볼 던질 때가 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팀을 지킨다. 삼성 시절에도 중심타자였고, KIA로 와서도 마찬가지다. 40대가 된 지금도 달라진 것이 없다. 2017년과 2024년 통합우승도 이끌었다.
지난 15일에는 선수단에게 ‘농군 패션’을 제안하기도 했다.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라고 했다. 거짓말처럼 4연승을 달렸다. 치열한 중위권 싸움에 다시 불을 붙였다.
시즌 전 “6번 치고 싶다”고 했다. “노인네가 자꾸 중심에 있으면 안 된다. 후배들이 해줘야 한다”고도 했다. 그 바람(?)이 지금까지는 이뤄지지 않는 모양새다.

KIA 모든 구성원이 입을 모은다. “진짜 대단하다”고 한다. 에이징 커브를 씹어먹는 선수다. 그냥 잘하는 선수다. 나이는 상관이 없다.
팀에 헌신하는 마인드도 갖췄다. 김도영이 부상에서 돌아왔을 때, 바로 수비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을 알고 좌익수 수비를 자청했다.
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가 된다. KIA는 안 잡을 이유가 없다. 나아가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 나이와 무관하게, 최형우는 그런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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