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 10연승 ‘사랑꾼’ 박현성, “보너스는 저축하겠다. 아내를 위해 집을 사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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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글·사진 | 이주상 기자] 10연승이다.
99%의 순금처럼 밀도가 높고 진하다. ‘피스 오브 마인드’ 박현성(29)이 10연속 피니시 승을 거두며 자신의 존재감을 전 세계 옥타곤팬의 가슴에 새겼다.
ROAD TO UFC 시즌1 플라이급(56.7kg) 우승자 박현성은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펙스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번즈 vs 모랄레스’ 대회에 출전해 카를로스 에르난데스(31, 미국)를 완전히 침몰시켰다.
그 동안의 갈증은 심했고, 운이 없던(?) 카를로스는 그 분풀이를 몸으로 받아들여야 했다. 박현성에게 이번 경기는 오랜 기다려온 UFC 두 번째 경기였다. 박현성은 2023년 말 데뷔전 이후 1년 5개월 동안 옥타곤에 오르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훈련 중 무릎 부상으로 경기가 취소됐고, 지난 2월에는 상대가 체중을 맞추지 못해 대회 하루 전 경기가 무산됐다.
플라이급에서 맞붙은 박현성은 에르난데스를 1라운드 2분 26초 만에 리어네이키드 초크 서브미션으로 승리했다. 박현성은 타격의 우위를 그라운드로 이어지게 하며 손쉽게 마무리했다.
1라운드 초반 원투 펀치 이후 복부에 들어간 니킥으로 에르난데스의 발을 묶었고, 클린치를 잡은 뒤 다시 복부에 펀치와 니킥을 먹였다. 그라운드로 끌어내리자마자 경기는 끝났다.
박현성은 경기 후 “니킥 훈련을 많이 했다. 니킥이 들어가니까 아픈 티를 내길래 그라운드로 데려가서 초크로 끝냈다. 맷 슈넬, 코디 더든 같은 전 랭커와 싸우고 싶다. 그다음에 랭킹(15위 이내)에 도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현성은 지난 3월 결혼했지만, 신혼여행은 가지 않았다. 이번 경기에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박현성은 승리 후 옥타곤에서 아내의 이름을 외치며 “희정아 고마워, 네 덕분에 이길 수 이길 수 있었어. 고마워, 사랑해”라며 뜨거운 사랑을 전했다.
다음은 박현성과의 일문일답니다.
Q. 굉장히 빨리 끝냈는데, 예상했던 바였나?
초크는 계획 중에 없었다. 작전 중에 니킥이 있어서 얼굴, 다리, 배 골고루 때리고 싶었다. 배를 때릴 때는 니킥을 쓰려고 해서 연습했다. 그게 들어갔는데 아픈 게 티가 났다. 그래서 보디록을 잡았는데 힘이 약하길래 바로 그라운드로 데려가서 초크로 끝냈다.
Q. 10승 0패다
계속 싸우겠다. 다음에 바로 경기를 준비할 거고, 이제 UFC에서 2승했고, 둘 다 피니시였다. 이제 전에 랭킹에 들었던 선수들과 싸우고 싶다. 맷 슈넬이라든지, 코디 더든 등이 있다. 이런 선수들하고 싸운 뒤에 랭킹 진입에 도전하고 싶다.
Q. 1라운드 피니시승을 거둔 기분은?
정말 기분 좋다. 영어를 조금 말할 수 있지만 빨리 얘기하면 못 알아듣는다(웃음).
Q. 콜드플레이의 ‘Viva La Vida’를 입장곡으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콜드플레이의 노래를 좋아한다. 비바 라 비다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다. 곡의 웅장한 느낌이 좋다.
Q. 콜드플레이가 라스베이거스 공연 하는데 보러 오겠는가?
물론 보고싶다. 하지만 돈이 많지 않다(웃음).
Q. 테이크다운해서 백을 잡는 게 경기 전략이었는가?
잘하는 걸 하는 거였다. 첫 번째는 타격이었다. 레슬링 막고 타격하는 게 계획이었다. 사실 타격을 하고 싶었는데 상황이 이렇게 돼서 기회를 포착해서 경기를 끝내게 됐다.
Q. 파이터로서 본인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타격은 어디서 밀린다고 생각 안 한다. 레슬링이랑 그래플링도 평범한 선수들보단 내가 더 잘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느끼기엔 모두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더 나아지려고 하고 있다. 모든 걸 잘하는 선수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Q. 왜 경기 후 맷 슈넬의 이름을 언급했나?
그냥 랭커였던 선수들 중에 생각났다. 한국계라서 더 생각난 거지 다른 선수도 상관없다. 케이지에서 정신이 없어서 얘기한 거지 다른 선수도 상관 없다.
Q. 그동안 경기를 오래 못 했는데, 이제 자주 싸우려고 하는가?
자주 경기하고 싶었는데 상황이 잘 안 따라줬다.
Q.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UFC에서 계속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을 보여줄 거다. 앞으로 더 올라갈 거다. 어떤 선수가 됐든 싸우려고 할 거고, 계속 높이 올라가고 싶다. 점점 욕심이 생긴다. UFC에 처음 왔을 떄는 그냥 UFC에 계속 있었으면 좋겠다고만 생각했다. 하면 할수록 성장하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계속 성장해서 강해지면 알아서 높은 자리까지 가지 않겠는가.
Q. 니킥이 노리던 바였는가?
준비한 것 중에 하나였다. 원래는 타격, 특히 복싱이 첫 번째였다. 이번 경기는 천천히 풀어가려고 했다. 거리가 가까워지는 순간에 니킥을 준비했는데 그게 들어갔다. 상대가 아픈 티를 너무 내서 포착했다. 그래도 천천히 압박하려고 했는데 틈이 생겼다. 한 번 더 떄리고 나서 바디록을 잠갔다. 그런데 상대가 대미지를 크게 입어서 호흡도 잘 못 하고, 힘을 못 주더라. 빨리 테이크다운 들어가서 빨리 끝내야겠다 싶었다. 그래서 백잡고 바로 초크를 시도했다. 상대가 배를 맞은 뒤로 아예 힘을 못 썼다.
Q. 아까 돈이 많이 없다고 했는데, 만약 이번에 보너스 받으면 어떻게 쓸 건가?
보너스 받으면 일단 저축하겠다. 아내를 위해 집을 사야한다. 막 결혼해서, 집도 사고, 아내도 챙겨야 한다. 돈 모아야 된다. 저축할 거 같다.
Q. 이렇게 빨리 끝낼 거라고 상상했나?
들어오기 전에 마음속으로 계속 ‘판정가자. 어차피 피니시는 욕심낸다고 나오는 건 아니다’라고 생각했다. 다행히 준비한 게 들어갔다. 그것뿐이었다. 빨리 끝내려고 준비한 건 없었다. 그냥 작전 중 하나였는데 그게 잘 맞아떨어졌다.
Q. 얼마나 기뻤는가?
너무 좋아서 울었다. 밖에서 울고 기자회견장 들어갔다. 너무 행복하더라. 아내 생각도 많이 나고, 너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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