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심 빼고는 울산 추억 많은 곳” 베테랑 손아섭, 홈·원정보다 중요한 ‘프로 정신’ [SS스타] > 스포츠 소식

[스포츠서울 | 울산=김민규 기자] “오심 빼고는 다 좋은 기억이죠.(웃음)”

울산 문수구장은 NC ‘베테랑’ 외야수 손아섭(37)에게 특별한 곳이다. 기쁜 기억도, 아쉬운 해프닝도 모두 이곳에 있다. 그만큼 문수구장은 그에게 단순한 임시 홈구장이 아니다. 추억의 무게가 얹힌 야구장이다.

16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예정된 NC와 키움과의 경기 전 만난 손아섭은 “울산은 개장 첫 홈런을 쳤던 곳이기도 하고 혼자 유니폼을 다르게 입고 뛴 적도 있는 곳이다. 재미있는 추억이 많은 곳”이라며 “또 홈런이 오심으로 2루타로 판정된 적도 있다. 그 오심 빼고는 다 좋은 기억들”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손아섭은 롯데 시절인 2014년 3월 22일 문수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시범경기에서 홈런을 터트려 1호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다만 2017년에는 황당한 추억도 있다. 그해 7월 20일 울산 삼성과의 경기에서 좌중간 담장을 넘긴 공이 비디오 판독 끝에 2루타로 정정됐다. 이후 KBO가 비디오 판독 센터에서 잘못한 것으로 인정했다.

당시를 되짚은 손아섭은 “그때 내 통산 홈런 한 개가 날아갔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NC는 창원NC파크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사고 이후 한 달 넘게 원정을 돌며 ‘유랑’생활을 했다. 이제는 울산을 임시 홈으로 경기를 치른다.

손아섭은 “사실 아직 홈이라는 느낌은 안 든다. 호텔 생활을 하는 건 원정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라며 “다만 말 공격이라든지, 경기에 들어가면 체감은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창원NC파크 만큼의 훈련 환경도 아니다. 그는 “NC파크에는 좋은 트레이닝 장비들이 있어서 그걸로 경기 준비 루틴을 했다. 그걸 못하는 게 아쉽다”며 “홈도, 원정도 나름 장단점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큰 차이를 못 느낀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우리는 프로다. 결과로 말해야 한다. 원정이 많다고 불리하다는 것은 핑계일 뿐”이라며 “실제로 7연승도 했고, 나중에 다 홈경기로 돌아오는 것이기 때문에 시즌 전체로 보면 똑같다”고 강조했다.

NC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한때 7연승을 달렸다. 현재 18승 1무 20패(16일 기준)로 리그 6위에 올라 있다. 4위 삼성과는 단 0.5경기 차.

다리 근육에 피로가 쌓여 있는 상태다. 이호준 감독도 이를 고려해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체력 안배 차원이다.

손아섭은 “다리에 피로도가 쌓였다는 것은 그만큼 출루가 많았다는 뜻이다. 좋은 피로”라며 “감독님도 배려해주시고 있고, 선참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오심도 추억이 되는 곳 울산. 홈도, 원정도 중요치 않다. 베테랑 손아섭에게 중요한 건 ‘프로답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좋은 피로’를 안고 경기를 준비하는 손아섭의 ‘프로 정신’은 여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