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의 밥상 차려주는 ‘친구’ 김혜성…빅리그 첫 5출루 쇼, ‘잔류 청신호’ > 스포츠 소식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김혜성(26·LA 다저스)이 존재감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개막 한 달 뒤 어렵게 잡은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고 있다. 다저스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는 필수 요원으로 급부상했다.

김혜성은 16일(한국시간)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홈경기에 9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3안타 2볼넷 2타점 4득점 1도루를 기록했다. 첫 5출루 경기로 빅리그 입성후 가장 화려한 기록을 새겼다.

전날 데뷔 첫 홈런을 신고한 데 이어 이날은 출루쇼까지 펼치며 잔류 청신호도 밝혔다. 시즌 타율은 무려 0.429(28타수 12안타), OPS는 1.038까지 치솟았다. 12경기만에 다저스의 새로운 키플레이어로 떠오른 셈이다.

김혜성의 진짜 가치는 하위 타순에서 상위 타선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 역할이다. 이날도 김혜성이 출루하면 1번 타자 오타니 쇼헤이가 해결하는 그림이 반복됐다.

2회 첫 타석 우전 안타와 도루, 베츠의 적시타로 득점. 3회 좌전 적시타 이후 오타니의 스리런 홈런. 4회와 6회 볼넷으로 출루, 오타니의 홈런으로 또 득점.

김혜성의 손과 발에서 시작된 흐름이 다저스의 19-2 대승으로 이어졌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김혜성의 활약에 엄지를 세웠다. 경기 후 “김혜성이 계속 출루하며 상위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오타니와의 시너지가 인상적”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동안 IL(부상자 명단) 복귀를 앞둔 토미 에드먼과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눈치를 봐야 했던 김혜성. 하지만 이제는 ‘보내기 아까운 선수’가 됐다.

경기중 우려스런 장면은 하나 있었다. 2회 도루 과정에서 왼손이 꺾이는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하지만 로버츠 감독은 경기 후 “엑스레이 검사 결과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이날 김혜성과 오타니의 환상적인 호흡을 앞세워 승리한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29승 15패)를 굳게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