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로 바뀐 판정→500홈런 대기록으로 이어졌다…KBO리그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 [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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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문학=강윤식 기자]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이 반응했다. 볼넷이 볼카운트 2-3로 바뀌었다. SSG 최정(38)이 여기서 홈런을 때렸다. 최초의 500홈런 대기록. ABS를 도입한 KBO리그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이다.
최정이 마침내 대기록을 썼다. KBO리그 최초로 500홈런 시대를 열었다. 역사적인 기록인 만큼, 홈런 자체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여기 또 하나의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ABS가 없었다면, 대기록 달성은 조금 늦어질 수 있었다는 점이다.


14일 문학 NC-SSG전 6회말 2사 1루. 최정이 1-3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다음 공을 기다렸다. NC 선발투수 라일리 톰슨의 5구째 슬라이더가 낮게 들어왔다. 최초 판정은 볼넷. 최정은 장비를 풀면서 1루로 나갈 준비 했다.
볼넷은 팀에 큰 도움이다. 그러나 최정 홈런이 다음 타석 이후로 밀린 만큼, 현장에서는 아쉬움 섞인 탄식도 나왔다. 이때 상황이 바뀌었다. ABS 신호를 들은 3루심이 스트라이크를 말했다. 판정 번복. 볼넷이 볼카운트 2-3로 바뀌었다.

ABS로 출루 기회가 사라졌다. 대신 타격 기회가 한 번 더 생겼다. 이렇게 극적일 수 없다. 이날 내내 잘 던지던 톰슨이 실투성 투구했다. 최정이 가운데 몰린 시속 135㎞ 슬라이더를 힘차게 잡아당겼다. 날아간 공은 KBO리그 최초 500홈런이 됐다.
KBO리그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ABS를 도입한 프로야구 리그가 됐다. 진통을 겪은 것도 사실이다. 선수들은 볼이라 생각한 공이 스트라이크로 선언될 때마다 고개를 갸웃했다. 경기장마다 ABS가 다르다고 체감하기도 했다.

현장에서 불만 섞인 소리가 나왔지만, 어쨌든 적응해야 했다. 그리고 점차 자리를 잡아간다. 볼-스트라이크 판정 시비가 사라졌다. 선수, 심판, 팬 모두 이제는 ABS가 익숙하고 자연스럽다.
2일 부상에서 복귀한 최정의 홈런 페이스가 빨랐다. 13일 경기 전까지 9경기에서 4홈런을 쏘아 올리며 499홈런을 적었다. 500홈런 달성은 시간문제였다.

ABS 덕분에 새로운 역사가 조금 더 빠르게 쓰였다. 개인 통산 500홈런이라는 KBO리그 최초 대기록은 오직 KBO리그에만 존재하는 ABS로 인해 13일 경기 6회말에 나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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