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돌아와 달라? 자신감인가, 오만함인가…창원시 ‘무조건 된다’식 행정→NC는 불신만 커질 뿐 [SS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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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버스 떠난 뒤에야 손 흔든다’란 격언이 딱이다. 지금의 NC와 창원시를 둘러싼 관계를 설명하기 이보다 더 적절할 수 있을까.
NC가 대체 홈구장을 울산으로 발표하자마자, 창원시는 “18일까지 정비 완료”란 입장을 기습적으로 내놨고, 이후 정밀안전진단 계획까지 서둘러 공개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니’ 그제야 급하게 뚝딱 내놓은 조치. 정말 ‘NC를 위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인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NC는 3월 29일 이후 창원NC파크에서 경기를 치르지 못하고 있다. 구장 안전 문제로 ‘가슴앓이’하다 결국 울산 문수구장을 ‘임시 거처’로 잡았다. 홈경기 수익은 물론이고, 시즌권 환불 문제, 숙박·이동 비용 증가, 식음료 입점업체의 매출 손실 등 피해를 산더미로 안은 채 말이다.

그런데도 창원시의 대응은 한결같이 늦고 무성의했다. 정밀진단을 지시한 국토교통부가 한발 물러서자마자 창원시는 ‘무조건 된다’는 식의 낙관적인 입장을 밝혔다. ‘모든 것이 금방 해결될 수 있다’는 태도였다. NC와의 신뢰 회복을 위한 과정은 생략됐고, 일방적인 통보만 있었다.
NC 구단 관계자는 “창원시가 밝힌 ‘18일까지 시설물 정비 완료’와 관련해 구단과 논의된 것이 없다. 일방적인 발표다. 구단은 배제한 채 사실상 통보를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문제는 창원시의 이 같은 ‘무조건 된다’식 행정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불신이 더 커지는 이유다.
거슬러 올라가 NC가 창단될 무렵, 창원시는 새 구장 건립 위치와 비용을 두고 말 바꾸기를 거듭했다. 구단이 예정보다 더 많은 재정을 부담하도록 유도했고, 운영권 협상에서도 우위를 점하려 했다. 말과 입장이 바뀌고 태도가 돌변했다. NC는 이를 감내하고 330억원에 가까운 돈을 지불하며 25년간의 운영권을 얻었다. ‘창원NC파크’라는 이름 뒤에는 구단의 희생이 따랐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서도 창원시는 변하지 않았다. 사태 초기 늦장을 피우다, 울산으로 떠나는 NC에 여론마저 악화되자, 허둥지둥 계획을 내놓은 셈이다. NC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 NC 임선남 단장이 밝힌 “일정이 계속 밀린 데 대한 설명 없이 갑자기 ‘된다’는 식의 발표는 이해하기 어렵다. 해명부터 해야 한다”는 지적이 충분히 이해된다.
NC는 이 사태를 통해 더 이상 ‘기다리지 않을 권리’를 갖게 됐다. 창원시가 NC를 정쟁의 도구로 삼고, 불리할 때는 손을 떼고, 필요할 때만 손을 내미는 일이 반복된다면, 연고지라는 테두리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창원시가 NC의 신뢰를 다시 얻고 싶다면 ‘야구장 정비를 빨리해줄 테니 돌아오라’는 말보다 ‘잘못했다’는 인정이 먼저이지 않을까. 그리고 말 뿐이 아닌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
KBO리그는 ‘1000만 콘텐츠’로 성장했다. 그런 리그의 구성원을 소모품처럼 다루는 도시에 얽매여야 할 이유는 없다. 창원이 진심을 되찾지 않는다면, NC가 울산으로 향하는 것은 결코 극단적인 선택이 아니다. 야구에 진심인 도시에서, 진짜 연고지를 찾는 것. 그것이 NC와 팬들 그리고 KBO리그 전체를 위한 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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