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스 결정, 너무 고마웠다” 얼마나 ‘감동’ 했길래? 달 감독이 거듭 감사한 이유는? [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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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대전=김민규 기자] “와이스가 먼저 그만 던지겠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 했다. 무엇보다도 투수 역할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선발 투수가 실점 없이 얼마나 많은 이닝을 책임지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수 있다. 자연스레 ‘완투승·완봉승’ 등 기록에도 욕심이 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완봉승’을 눈앞에 두고 팀을 위해 마운드를 내려온 이가 있다. 한화 외국인 투수 라이언 와이스(29) 얘기다. 와이스의 ‘마음씀씀이’에 사령탑도 감동했다.
한화 김경문 감독은 13일 대전 두산과 경기를 앞두고 만나 “와이스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었다. 사실 내가 끊은 게 아니다. 8회 끝나고 나서 뵨인이 그만 던지겠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그런 결정하기 참 쉽지 않은데 굉장히 고마웠다”고 칭찬했다.
와이스는 지난 11일 고척 키움전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1안타 2사사구 9삼진 무실점 호투로 8-0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한화는 1992년 이후 33년 만에 ‘12연승’ 질주하며 선두 자리를 공고히 했다. 시즌 6승(1패)를 적은 와이스는 평균자책점도 3.36으로 낮췄다.

마지막 9회까지 던졌다면 ‘완봉승(선발 9이닝 동안 무실점 승리)’도 충분한 상황. 투구 수도 93개로 더 던질 수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더그아웃에 내려온 와이스가 김 감독에게 먼저 교체 의사를 전한 것.
김 감독은 “와이스가 9회를 던지겠다고 했으면 내가 못 던지게 할 순 없다. 왜냐하면 완봉승도 있고, 투구 수도 90개 초반이었다. 그런데 본인이 여기서 끝내겠다고 해 놀랐다”며 “대부분 투수들은 던지고 싶다고 한다. 완봉승도 걸렸으니. 사실 감독 입장에서는 끝내고 싶다. 앞으로 100경기 이상 남았고 데미지가 쌓일 수 있기 때문이다. 와이스가 먼저 그런 결정을 해주니 내가 굉장히 고마웠다”고 밝혔다.
투수라면 ‘완봉승’이란 개인 기록에 욕심이 날 수 있다. 그러나 와이스는 달랐다. 개인 기록보다 팀을 더 생각한 것이다.
김 감독은 “와이스가 앞으로 경기가 100경기 이상 남았다는 것을 생각하고 있더라. 그래서 와이스가 참 고마웠다. 아까도 ‘너무 고맙다’고 다시 인사했다”고 거듭 고마움을 전했다.

당시 에피소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코디 폰세 등 동료 투수들이 ‘왜 1이닝 더 안 던지냐’며 와이스를 놀리자, 와이스가 다시 김 감독을 찾아가 더 던지겠다고 했다는 후문.
김 감독은 “뒤에서 폰세하고 선수들이 ‘개수 얼마 안 되는데 왜 안더지냐’며 놀렸나 보더라. 그러니깐 와이스가 나한테 다시 와서 ‘던지면 안 될까요’ 하길래 그만 던지라 했다”며 “야구는 당장 1승하고 1패하고 그러지만 레이스가 길다. 부상을 덜 당하고 완주하는 게 중요하다. 어느 순간 확 잘하다, 다음에는 아파서 못하는 것보다 완주하는 것이 팀 성적으로 연결된다. 그래서 참 고마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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