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국대 열차 탑니까? ‘K리그판 두 개 심장’ 고승범의 진화 [SS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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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제주=김용일 기자] 고승범(울산HD)이 진화하고 있다. 리그 최정상의 3선 요원으로 거듭난 그는 기존 장점인 활동량과 수비력에 공격력도 힘이 붙고 있다.
지난시즌 수원 삼성에서 울산 유니폼을 입은 고승범은 주포지션인 수비형 미드필더로 종횡무진 활약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여름 김판곤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엔 3선에만 머물지 않고 2선에서 공격적인 구실도 한다.
이번시즌도 마찬가지다.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공을 잡는 장면이 많아졌다. 지난 11일 제주SK와 K리그1 1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도 마찬가지다. 정우영이 3선을 지킨 가운데 고승범은 보야니치와 중원에서 자유롭게 뛰었다. 공격적인 구실을 더 맡았는데 팀이 1-1로 맞선 후반 19분 에릭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했다. 엄원상의 오른쪽 크로스 때 골문으로 쇄도, 머리로 공을 돌려세웠다. 에릭이 이어받아 마무리했다. 고승범의 시즌 2호 도움.
그는 이날 팀 내에서 가장 많은 크로스 8회를 기록했다. 또 세트피스 키커로 3개의 프리킥과 6개의 코너킥을 담당했다.
고승범은 기본적으로 ‘많이 뛰면서 투쟁심이 좋은 선수’로 잘 알려졌다. ‘K리그판 두 개의 심장’으로 불렸다. 3선 자원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다. 그와 비교해서 약점으로 꼽힌 건 공을 다루면서 전방으로 보내는 패스의 질이었다. 공격 재능과 궤를 같이한다. 하지만 김 감독 밑에서 크게 개선됐다. 파이널 서드에서 세밀한 패스에도 눈을 뜨고 있다.
김 감독은 “승범이는 상대를 압박하고 몸을 부딪치는 것을 좋아한다. (공격 지역에 두니) 스스로 무언가 확 뚫린 것 같다더라”며 “기동성이 좋은 만큼 앞에서 기회를 만드는 것 역시 발견한 것 같더라. 앞으로는 중거리 슛도 많이 시도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대표팀을 꿈꿔도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수비를 안 하는 것도 아니다. 위기 상황엔 특유의 폭넓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순식간에 3선까지 커버한다. 제주전에서도 볼 획득 11회, 블록 5회, 인터셉트 3회 등 수비 지표도 으뜸이었다.
가뜩이나 A대표팀은 3선 자원이 모자라 애를 태우고 있다. 고승범이 공격 재능까지 살린다면 태극마크를 다는 건 결코 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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