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또 생기면? 야구단만 ‘대승적 희생’ 해야 하나…잊지 말자, 구단과 팬도 ‘유권자’다 [SS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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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야구장에서 사고는 절대 발생하면 안 된다. 그러나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게 또 사고다. 창원에서 일이 터졌다. 다른 구장도 ‘100%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없다. 이 지점에서 생각할 것이 있다. ‘또 구단만’ 희생해야 하는가 하는 부분이다. 구단 구성원도, 야구팬도 다 ‘유권자’라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창원NC파크에서 불행한 사고가 터진 지 40여일 흘렀다. NC는 ‘죽을 맛’이다. 원정에 원정이 거듭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전전긍긍이고, 다른 구단들 역시 상황을 계속 주시해야 한다.
이 기간 뭔가 빠르게 일이 진행되는 느낌도 없다. 창원특례시와 창원시설공단은 NC가 다 책임지기를 바라는 듯한 느낌마저 들 정도다. 국토교통부도 현실을 딱히 생각하지 않았다.

NC도 더 버틸 수 없었다. 창원NC파크에서 경기가 안 된다면 다른 곳에서 해야 한다. 울산광역시와 협의가 빠르게 진행됐다. 울산 문수구장을 대체 홈구장으로 쓰기로 했다.
여기까지만 정했다. 홈이기는 한데, 호텔 생활은 계속될 전망이다. 창원NC파크 내 입점 업체들에 대한 보상도 필요하다. 시즌권도 줄줄이 환불할 수밖에 없다. 거의 일방적으로 NC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창원시는 ‘울산으로 간다’는 소식에 즉각 대응했다. “구장 점검을 18일까지 끝내겠다”고 발표했다. ‘야구장 풀 스캔’을 지시했던 국토부는 슬그머니 ‘재개장은 시와 합의체에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발을 뺐다. 놀랍다면 놀라운 변신이다.

NC가 상대적으로 비인기팀이기는 하다. 잠실이나 광주, 부산이나 대구, 대전 등이었다면 달랐을 수도 있다. 그러나 ‘같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도 있다. 야구단을 대하는 지자체 혹은 정치권의 ‘태도’다.
KBO리그 팀들은 야구장을 소유할 수 없다. 지자체가 주인이다. 구단은 세입자다. 삼성과 현대차, NC와 한화 등은 새구장 건립에 돈을 댔다. 동시에 운영권도 샀다. 수백억원을 썼다. 거기까지다.
또 사고가 발생한다면,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은 어떻게 대응할까. 창원과 비슷한 결을 보일 가능성이 꽤 커 보인다. 분야를 막론하고 ‘관(官)’의 움직임은 늘 그랬다.

리그는 계속돼야 한다. 당연히 ‘방법’을 찾기 마련이다. 다른 구장을 섭외하고, 일정을 조정한다. 그사이 지자체가 뭐라도 해주면 좋은데 기대가 안 되는 것도 사실이다. 결국 구단만 또 돈을 쓰고, 마음을 졸이는 그림이 그려진다.
이번 사태를 통해 NC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대승적 차원’이라고 한다. 다르게 보면 ‘강요된 희생’일지도 모른다. NC도 속으로는 ‘부글부글’이다. 팬들도 마찬가지다. 여론이 안 좋으니 급하게 말을 바꿨다. 다른 구단도 같은 처지가 될 수 있다. 지자체도 이번 일을 통해 배웠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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