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승부’ 이정효 감독과 광주에 박수를…0-7 완패에도 빛난 ‘가난한 구단’ 위대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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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광주FC와 이정효 감독은 용감하게 도전했다.
광주의 2024~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도전은 8강에서 막을 내렸다. 광주는 지난 26일(한국시간) 사우디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에서 열린 ACLE 8강전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 경기에서 0-7로 완패했다. 압도적인 스쿼드 힘에 눌린 광주는 경기 내내 기를 펴지 못했다. 처참한 스코어를 안았다.
우려했던 결과다. 알 힐랄은 아시아 최강팀으로 유럽 빅리그 출신을 다수 보유했다. 광주를 상대로도 정예 라인업을 가동했다. 전방에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세르비아)를 내세웠다. 2선엔 살렘 알 도사리와 마르쿠스 레오나르두, 말콤(이상 브라질)이 버텼다. 허리는 후벵 네베스(포르투갈), 세르게이 밀린코비치 사비치(세르비아)가 지켰고 포백은 헤난 로디(브라질), 하산 알 탐바크티, 칼리두 쿨리발리(세네갈), 주앙 칸셀루(포르투갈)가 나섰다. 골문은 야신 부누(모로코)가 나섰다. 사우디 선수는 알 도사리와 알 탐바크티, 두 명뿐이었다.
수준 차이가 어마어마했다. 특히 칸셀루와 말콤이 이끄는 오른쪽 공격 라인은 압도적이었다. 단 두세번의 패스로 수비에서 공격으로 넘어와 세밀하게 마무리했다.

악전고투였다. 광주는 알 힐랄을 상대로 내려서지 않고 특유의 공격적인 스타일을 유지하고자 했다. 골키퍼 김경민부터 시작하는 빌드업으로 알 힐랄 진영으로 넘어가 공격까지 시도하는 데 집중했다. 몇 차례 유의미한 장면이 나왔지만 쿨리발리가 버티는 최종 수비진을 넘지 못했다. 대회 득점왕 아사니도 분석을 당한 듯 장점을 발휘하지 못했다.
연이은 실점에도 이정효 감독은 수비 라인을 무르지 않았다. 어떻게 해서는 한 골이라도 넣기 위해 공격을 시도했다. 결과적으로 득점하지 못했지만 용감한 도전이었다.
경기 후 이 감독도 선수를 격려했다. 그는 “선수들이 오늘 경기를 자양분 삼아 더 노력했으면 좋겠다. 자기 기량을 의심하지 말고 더 시간을 투자하면 딛고 일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축구를 하다 보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가 더 많다. 0-7이든 0-10이든 선수가 배울 점이 생겼으면 그걸로 충분하다. 이번 경기로 나도 오기가 생겼고, 언젠가는 다시 강팀을 꺾어보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다”라고 말했다.
광주는 이번 대회에서 K리그를 대표하는 팀이었다. 울산HD, 포항 스틸러스가 리그 스테이지에서 조기 탈락한 가운데 광주는 16강에 올랐다. 16강에서는 일본의 강호 비셀 고베를 상대로 극적인 역전극을 연출, 사우디아라비아로 향했다. “우승하고 돌아오겠다”는 이 감독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K리그에서 가난한 구단으로 불리는 광주의 ACLE 도전은 박수받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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