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원상현은 어떻게 KT ‘필승조’로 거듭났나 [SS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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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수원=박연준 기자] “작년엔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KT ‘영건’ 원상현(21)의 말이다. 올해는 다르다. 팀의 필승조다. 믿고 쓰는 카드가 됐다. KT 이강철(59) 감독이 승부처에서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름이다. 데뷔 2년 차, 놀라운 성장이다. 지난시즌 평균자책점 7.03에 그쳤다. 올시즌은 2점대 초반이다. 벌써 4홀드도 수확했다. 성적보다 더 주목할 건 원상현의 ‘야구에 대한 태도’다. 훈련량, 태도, 질문의 깊이까지 모두 열정이 넘친다.
원상현은 “작년엔 마운드에 오르면 무조건 떨렸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몰랐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제는 어떻게 준비하고 어떤 마인드로 올라가야 할지 조금은 알 것 같다”고 했다. 바뀐 건 마음만이 아니었다. 시즌이 끝나고 그는 야구에만 전념했다. 스스로 표현한 수준은 “토할 만큼 훈련했다”였다.
이강철 감독도 “원상현의 제구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믿고 맡길 수 있는 투수다”며 “속구에 힘도 생기고, 변화구 구사도 발전했다”고 칭찬했다.

원상현의 지난시즌 체인지업 구사율은 18%. 올시즌엔 36%에 달한다. 딱 두배가 늘었다. 속구 구속도 시속 141㎞에서 144㎞로 상승했다. 원상현은 “지난시즌 속구, 커브밖에 구사하지 못했다. 한 구종이 무너지면 공략당하기 쉬웠다"고 돌아봤다.
이어 "체인지업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삼성 원태인 선배에게 조언을 구했고, 제춘모 코치님께도 큰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속구로 카운트를 잡고, 체인지업으로 승부를 본다. 밸런스가 좋아졌다. 마운드에서 안정감이 생겼다.
변화의 중심엔 ‘질문’이 있었다. 원상현은 “(고)영표 선배, (우)규민 선배의 루틴을 유심히 본다. 연투 이후 어떻게 밸런스를 잡는지, 후반 체력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계속 묻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작년엔 물어볼 생각도 못 했다. 올해는 무엇이든 배워야 한다는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몸도 계속해서 키우고 있다. 현재 원상현의 체중은 83㎏다. 올시즌 동안 90㎏까지 증량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그는 “더 강한 공을 던지려면 몸을 더 키워야 한다”라며 “밥을 무작위로 많이 먹는다기보다, 운동과 병행하면서 천천히 증량하려고 한다. 조급하지 않게 가겠다”고 했다.
끝으로 원상현은 “올해는 다를 것이다. 준비를 정말 많이 했다. 자신감도 생겼다. 시즌 끝까지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목표는 뚜렷하고, 자세는 단단하다. 원상현의 올시즌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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