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에슬레틱] 프리미어리그, 젊은 팬들이 사라진다: 비싼 티켓과 한정된 좌석이 세대교체를 가로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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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하원의회에서 엘즈미어 포트 앤 브롬버러 지역구의 노동당 의원인 저스틴 매더스는 축구가 맞이해야 할 미래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매더스는 일반 의원이 발의한 법안을 통해 개혁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는 잉글랜드 축구에 독립 규제 기관을 도입하자는 논의가 2021년에 본격화되기 훨씬 전의 일이었다.
그가 제안한 내용에는 2가지 주요 방안이 있다.
이적료에 부과금을 추가해 유소년 및 아마추어 축구를 지원하는 방안
경기 일정이 TV 방송 때문에 갑작스럽게 변경될 경우에 경기장을 찾는 팬들을 보호하기 위한 더 나은 방안
또한 매더스는 이른바 “인구 통계학적 시한폭탄”에 대하여 경고했다. 그는 프리미어리그가 젊은 팬들에게 너무 비싸진 나머지 앞으로 한 세대의 팬들을 잃을 위험에 처해 있다고 주장했다.
“이대로라면 20~30년 후 경기장이 텅 비게 될 것입니다. 지나치게 높은 티켓 가격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재 기준으로 매더스가 한 발언이 예언처럼 들어맞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여전히 프리미어리그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며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2022-23 시즌에는 사상 처음으로 평균 관중 수가 4만 명을 돌파했고 경기장 좌석 점유율도 98.7%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 이제 대부분 클럽에는 시즌 티켓 대기자가 수천 명에 달한다. 이번 주말 새 시즌이 개막하면서 수요는 더욱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티켓이 매진되는 일은 이제 일상이 되었다.
2024년 현재 잉글랜드 축구의 인기는 부정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하지만 매더스는 가진 인구 변화에 대한 우려는 결코 근거 없는 것이 아니었다. 젊은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을 따라다니기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워졌다. 티켓 가격은 계속 오르고 구하는 것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고령층 팬들도 마찬가지다. 할인 티켓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면서 경기장을 찾는 것이 점점 부담스러워지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경기장의 관중 구성이 점점 변화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젊은 세대와 고령층 팬들이 모두 배제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전통적인 팬들은 점점 주변부로 밀려나고 있다.
"이 변화는 당장 눈에 띄지는 않겠지만, 결국 현실이 될 겁니다."
— 톰 그레이트렉스(Tom Greatrex), 축구 팬 협회(FSA) 회장, The Athletic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사람들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된다면 결국 열정적인 젊은 팬들을 잃게 될 겁니다. 팀이 어려운 시기를 겪더라도 매주 경기장을 찾는 충성도 높은 팬들이 사라지게 되는 거죠."
"결국 분위기는 점점 죽어가 남는 건 텅 빈 껍데기뿐일 겁니다. 팬들의 애정과 몰입을 이끌어내는 축구가 가진 매력적이고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들 즉 본질이 사라지게 되면 이건 정말 위험한 일입니다."
프리미어리그는 2012-13 시즌 이후로 팬들의 평균 연령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이 없다. 당시 평균 연령은 41세였으며 10년이 지난 후 프리미어리그는 경기장을 찾는 팬들 중 43%가 18세에서 34세 사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2013-14 시즌 당시 12%였던 어린 팬의 비율이 현재 어떻게 변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매더스는 여전히 우려한다. “상황이 나아졌을 것 같진 않아요.” 그가 말했다. “클럽들은 20년 뒤를 내다보는 게 아니라, 당장의 이익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다음 세대를 위한 계획이 있는지조차 알기 어려워요.”
“가장 큰 문제는 늘 비용이었죠. 축구 경기는 이제 많은 사람들에게 부담스러운 수준이 됐어요. 클럽들이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건 당연하나 우리는 그들에게 더 높은 기준을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시즌 막바지에는 안필드에서 열리는 경기 티켓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리버풀은 위르겐 클롭과의 긴 이별을 준비하고 있었고 팬들은 그 순간을 함께하고 싶어 했다. 지난 4월 안필드에서 열린 아탈란타와의 유로파리그 경기에서 0-3으로 패한 것은 클롭이 이끄는 마지막 유럽 대항전이 됐다. 닐 홈스 역시 더 많은 것을 기대했던 팬 중 한 명이었다. 그는 처음으로 리버풀 경기 티켓을 구할 수 있었고 세 살 난 아들 허드슨과 함께 35마일 떨어진 볼턴에서 안필드로 향했다. "아들이 태어난 이후로 계속 오려고 했어요." 새롭게 확장된 안필드 로드 스탠드 앞에서 닐 홈스가 말했다. "정말, 정말 어렵습니다. 만약 가능하다면 훨씬 더 자주 오고 싶죠. 매 홈경기마다 시도하지만 접속해 보면 대기 순번이 27,000번이라더군요. 그러면 기회가 전혀 없어요."
이번 첫 방문은 경기장에 올 수 없었던 친구 덕에 가능했다. 티켓 두 장은 정가에 구매했고 모두 성인 요금으로 결제해야 했다. 결국 허드슨의 첫 경기 관람 비용은 44파운드(약 56달러)가 들었다.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닐이 덧붙였다. "만약 특정 경기에 가고 싶다면 말도 안 되게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합니다. 우리 둘이서 88파운드가 들었고 할인도 없었어요.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전 그런 걸 따지지도 않아요. 이 순간 자체가 특별하니까요."
프리미어리그에서 리버풀만큼 티켓 확보가 어려운 구장은 몇 곳 되지 않는다. 지난 10년 동안 리버풀의 거대한 글로벌 팬층은 도저히 충족시킬 수 없는 수요를 만들어냈다. 안필드의 수용 인원이 45,000명에서 61,000명으로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티켓 부족 문제는 여전하다. 지난 시즌 모든 홈경기는 컵 대회를 포함해 전석 매진됐다. 웨스트 웨일스에서 아탈란타전을 보기 위해 온 웨인과 로이드도 같은 생각이다. “리버풀의 홈경기에는 전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 있어요.” 아탈란타전은 시즌 티켓 가격이 4% 인상된 것에 항의하는 리버풀 팬 그룹들의 시위가 있었던 경기였다. 로이드의 동생은 세 번째 티켓을 구하지 못해 집에 남아야 했다. “티켓 구하기가 너무 힘들지만, 막상 경기장에 오면 불평할 수 없죠.”
리버풀 티켓 수요가 얼마나 높은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시즌 티켓 대기자 명단이다. 2011년, 클럽은 이미 너무 많은 팬들이 대기 중이라 이 명단을 더 이상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매년 대기 명단에서 거의 이동이 없었기 때문이다. 팬들 사이에서는 "시즌 티켓 순번이 오기 전에 생을 마칠 수도 있다"는 자조적인 농담이 나올 정도다. 리버풀의 시즌 티켓 보유자는 비교적 적은 편이며, 대부분 매년 갱신한다. 현재 시즌 티켓을 보유한 팬은 단 26,000명으로, 이는 안필드 전체 수용 인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나머지 좌석은 개별 경기 티켓으로 판매된다.
이전에 경기장을 찾은 기록이 있는 팬들은 ‘로열티 포인트’를 받으며, 이를 통해 티켓을 구할 확률이 높아진다. 하지만 처음부터 티켓을 구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시즌 티켓이나 멤버십이 없는 팬들에게는 되팔이 티켓이 사실상 유일한 희망이지만, 가격이 크게 인상되는 경우가 많다.
리버풀은 모든 연령층이 안필드에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일정 수량의 티켓은 할인 대상자들을 위해 따로 배정되며 또 다른 일부는 리버풀 지역 거주자를 위해 예약된다. 이는 지역 팬층을 유지하기 위한 정책이다. 시즌 티켓 보유자와 멤버십 회원들은 큰 차이 없이 비슷한 혜택을 누리는 경우가 많다. 티켓이 귀하기 때문에 좀처럼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컵 대회 경기는 다른 팬들이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다. 매력이 떨어지는 경기조차도 이제는 전석 매진되는데 팬들이 로열티 포인트를 쌓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올해 29세인 리버풀 팬 댄 오스틴은 멤버십을 통해 안필드에서 열리는 모든 홈경기 티켓을 살 수 있었다. 하지만 클롭이 리버풀을 성공으로 이끌면서 티켓을 구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졌다. 그가 시즌 티켓 대기자 명단에 스스로 등록할 수 없었던 이유도 그의 나이 때문이다. 대기 명단이 폐쇄된 시점으로 인해 현재 31세 미만의 팬들은 부모나 친척을 통해 등록되지 않는 한 안필드의 '황금 티켓'을 기다릴 자격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이제 경기를 보러 가는 사람들 대부분은 평생 시즌 티켓을 포기하지 않아요. 죽을 때까지 가지고 있죠." 오스틴이 말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죠. 강제로 반납시킬 수도 없는 일이니까요. 하지만 그 때문에 어린아이들이나 청소년들을 위한 새로운 좌석이 생겨날 가능성도 없어졌어요. ‘공급과 수요’라는 말을 쓸 수도 있겠지만, 사실상 시즌 티켓에는 이제 공급 자체가 없는 셈이죠." 오스틴은 보통 안필드의 '콥(Kop) 스탠드'에서 경기를 본다. 이곳은 전통적으로 리버풀의 젊은 팬들이 몰리는 구역이었다. 하지만 그가 보기엔 분명한 변화가 있었다.
"팬들의 평균 연령이 확실히 올라가고 있어요. 제가 처음 경기를 보러 다니던 때와 비교하면 더 그렇죠." 오스틴이 덧붙였다. "대형 클럽일수록 팬들의 연령대가 더 높아요. 구단들은 젊은 층이 감당하기 어려운 가격을 책정하고 있고 티켓을 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죠.", "가족이나 친구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면 젊은 팬들은 리버풀 경기를 볼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고 생각해요."
리버풀 구단 측은 "매 경기 수천 명의 젊은 성인 및 어린 팬들이 경기장을 찾는다"고 밝혔다. 숫자는 경기 대회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또한 새롭게 확장된 안필드에서 판매되는 티켓 중 최대 30%가 젊은 팬들에게 돌아간다고 했지만 경기 당일 경기장을 찾는 팬들의 평균 연령은 공개하지 않았다. "빅클럽들이 가진 가장 큰 문제는 특히 접근성이에요." 오스틴이 말했다. "이제는 시즌 티켓 대기 명단에도 이름을 올릴 수 없고 리그컵 경기 티켓조차도 엄청나게 구하기 어려워요. 심지어 TV 중계도 무료로 볼 수 없으니 장벽 뒤에 가려져 있는 셈이죠.", "의도적인지 모르겠지만 주요 리그와 빅클럽들은 젊은 팬들이 접근할 수 없도록 막고 있어요. 그러니 나중에 그들이 돈을 쓰지 않는다고 해서 의아해하면 안 되죠.", "이런 문제는 경기장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쳐요. 젊은 팬들은 더 적극적으로 일어나서 응원하고 소리를 내면서 분위기를 띄웁니다. 하지만 젊은 팬들이 점점 줄어들고 나이 든 팬들이 경기장에 오지 못할 정도로 연령대가 올라가면 결국 축구 경기가 그냥 사람들 앞에서 펼쳐지는 하나의 행사처럼 변하지 않을까요? 젊은 층이 만들어내는 응원 문화도 점점 희미해질 수밖에 없어요.", "경기장의 에너지는 점점 줄어들 것이고 이는 리버풀 같은 클럽에게는 걱정할 만한 문제입니다. 리버풀의 마케팅은 안필드에서 울려 퍼지는 팬들의 열정과 응원 소리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죠. 또한, 이는 팀이 경기에서 얻는 중요한 강점 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문제는 프리미어리그의 다른 클럽들도 마찬가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최근 부진에도 불구하고 75,000석 규모의 경기장을 가득 채울 만큼 높은 티켓 수요를 유지하고 있으며 토트넘 홋스퍼와 뉴캐슬 유나이티드 역시 동일하다. 아스널도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 2006년에 하이버리를 떠나 60,000석 규모의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으로 이전할 때만 해도 큰 도약을 꿈꿨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더 큰 경기장을 지었어야 했다고 생각할 정도다. 프리미어리그 경기 티켓을 구하려는 사람만 65,000명에 달하지만 실제 판매 가능한 티켓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시즌 티켓 대기 명단도 존재하지만 이를 해소하려면 수십 년이 걸릴 전망이다. 쉽게 해결할 방법은 없으며 높은 수요로 인해 젊은 팬들에게 돌아갈 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요인이 된다.
"제가 처음 경기장에 다닐 때처럼 어린 팬들을 많이 볼 수 없어요."
아스널 서포터즈 신탁(AST) 회원, 팀 스틸먼
"이건 큰 문제이고, 제가 서포터즈 그룹에서 활동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저는 경기장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노동자 계층 학교에서 자랐어요. 그런데 이제는 그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 중 경기장에 갈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출생과 동시에 시즌 티켓 대기 명단에 등록한다고 해도 아무 변화가 없다면 실제로 순번이 돌아올 때쯤 어린이가 아니라 성인이 되어 있을 거예요.”
아스널은 올 시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도입했다. 새로운 가족 구역을 마련하고 18세 이하 청소년을 위한 시즌 티켓을 성인 가격의 50%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기 시작했다. 또한 홈경기마다 최대 2,000장의 티켓을 주니어 팬들에게 50% 할인된 가격으로 배정하고 있다. 19~24세의 젊은 성인 팬들에게도 일반 입장권 가격의 25% 할인을 유지하는 등 접근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아스널 역시 2024년 들어 팬들로부터 비판을 받은 클럽 중 하나다. 2024-25 시즌 티켓 가격이 최대 6% 인상된 것에 대해, 아스널 서포터즈 트러스트(AST)는 이를 "불필요한 인상"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가장 비싼 시즌 티켓 가격은 £2,050.50(약 350만 원)이며, 여기에 챔피언스리그 경기 4경기가 포함되어 있다. 아스널은 티켓 가격 동결을 요구하는 팬들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이번 시즌을 앞두고 프리미어리그 20개 팀 중 18개 팀이 선택한 것과 마찬가지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반면 크리스털 팰리스만이 이러한 흐름에 맞서 유일하게 가격을 동결했다.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는 이번 주 토요일 아스톤 빌라전 분위기를 띄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4-25 시즌 티켓 가격 및 구조 변경이 기대감을 조성하기보다는 팬들의 불만을 불러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트 런던에 위치한 웨스트햄은 지난 시즌 막바지에 런던 스타디움 전역에서 티켓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팬들이 가장 크게 반발한 부분은 경기장 내 주요 구역에서 할인 시즌 티켓이 폐지된 것이었다. 이제 경기장 맨 뒷줄인 5·6등급 좌석을 선택하지 않는 한, 신규 팬들은 성인 티켓을 정가로 구매해야 한다. 또한 인기 경기나 빅매치에서는 학생, 노인, 장애인 등 할인 대상자를 위한 경기 당일 할인 티켓이 완전히 사라졌다.
이에 반발해 지난 토요일 열린 베트웨이컵 경기에서 팬들이 보이콧을 진행한 결과 셀타 비고와의 친선경기에는 약 15,000명만이 참석했다. 이번 주말 아스톤 빌라전에서는 정책 변경에 반대하는 20,000장의 전단이 배포될 예정이며 독립 서포터즈 단체 해머스 유나이티드가 주도하는 온라인 청원에는 이미 16,000명 이상이 서명했다. 웨스트햄 구단은 팬 단체들과의 대화 창구는 여전히 열려 있으며, 지속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웨스트햄의 티켓 정책에 대한 비판에는 구단의 레전드 선수들도 포함되어 있다.
"어떻게 5살짜리 어린아이가 부모와 똑같은 가격을 내야 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웨스트햄의 전설적인 공격수 토니 코티
해머스 유나이티드 서포터즈 단체에 말했다. "이 정책은 수천 명의 충성도 높은 팬들이 런던 스타디움에 오는 것을 포기하게 만들고 결국 미래 팬층을 위협할 수도 있습니다." 코티의 발언은 이미 강한 불만을 가진 팬들의 목소리를 대변한 것이었다. "저는 웨스트햄 팬들이 이렇게 단결되고 결연한 모습을 본 적이 없습니다." 해머스 유나이티드의 회장 폴 콜본(68세)이 말했다. 그는 약 2,000경기 이상을 직관한 열성 팬이다. "모두가 이 문제에 대해 완전히 같은 입장입니다. 웨스트햄은 '가족 친화적인 저렴한 축구'를 제공하는 최고의 구단이라고 말하지만 지금은 그 명성이 완전히 무너졌어요."
웨스트햄의 티켓 경쟁은 리버풀이나 아스널처럼 치열하지 않으며 이번 주말 경기 티켓도 일부 남아 있다. 하지만 팬들의 반발은 티켓 가격과 연령대 변화가 가져온 영향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어린 팬들과 그 가족들이 경기장에 가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신규 시즌 티켓 보유자들만 할인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할인 대상 연령을 초과하는 팬들이 계속 늘어나게 될 겁니다." 콜본이 덧붙였다. 그는 현재 웨스트햄의 계획이 바뀌지 않는 한 결국 런던 스타디움의 1층 좌석은 전부 성인 정가로만 판매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저 같은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서 경기장에 오지 못하거나 결국 세상을 떠납니다. 그러면 손자, 손녀들이 그 자리를 대신해야 하는데 지금 같은 정책이라면 그게 불가능해질 겁니다. 제 친구들 중에는 1920년대부터 가족 대대로 웨스트햄 경기를 보러 온 사람들이 있어요. 하지만 이제 어린 팬들에게 할인을 제공하지 않으면 그런 전통도 사라지게 될 겁니다."
"웨스트햄의 정가 티켓 가격이 너무 비싸서 사실상 많은 팬들이 더 이상 경기를 보러 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경기 당일 할인 혜택을 제공하지 않는 팀은 우리뿐이에요."
"예를 들어, 맨체스터 시티와의 홈경기에서 가장 저렴한 좌석 가격이 £55(약 9만 5천 원)입니다. 하지만 그런 티켓은 거의 없어요. 중간 가격대 좌석을 보면 어린이 티켓이 £90(약 15만 5천 원)입니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가면 £180(약 31만 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가격을 감당할 수 없어요. 정말 안타까운 일이죠."
이에 팬들은 항의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웨스트햄만의 문제가 아니다. 토트넘 홋스퍼 또한 지난 3월 2025-26 시즌부터 신규 시니어 시즌 티켓을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대신, 65세 이상에게만 경기 당일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현재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가장 비싼 시즌 티켓 가격은 £2,367(약 410만 원)으로, 이번 시즌 6% 인상되었다.
토트넘 측은 "경기 운영 비용의 급격한 증가"를 가격 인상의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이번 변화로 시즌당 불과 300만 파운드(약 52억 원) 정도의 추가 수익만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구단이 최근 공개한 연간 5억 5천만 파운드(약 9,500억 원)의 매출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 시즌 막바지에는 항의 시위가 진행되었고 토트넘 서포터즈 트러스트는 이를 "부끄럽고 용납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프리미어리그 CEO인 리처드 마스터스에게 공식 서한을 보내 "이 결정은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토트넘 구단 측은 화이트 하트 레인을 떠난 이후 시니어 할인 혜택을 네 배 늘렸다고 반박하며, 정책 변경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프리미어리그 핸드북의 R8 규정에 따르면, 모든 경기에서 노년층과 어린이(주니어)들을 위한 할인 티켓이 제공되어야 한다. 하지만 시즌 티켓에 대한 언급은 없다. 결국, 가격 책정과 정책 결정은 각 구단의 재량에 맡겨진다.
"문제는 프리미어리그가 곧 구단들이라는 점이에요." 그레이트렉스가 말했다. "규정을 결정하는 것은 구단들이기 때문에 프리미어리그가 어떤 방안을 내놓더라도 구단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바뀌는 것은 없습니다."
런던 외 지역에서도 팬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울버햄튼 원더러스는 특정 등급의 주니어 시즌 티켓 가격을 176% 인상할 계획이었다. 기존 £105(약 18만 원)에서 £290(약 50만 원)으로 대폭 오르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구단 회장 제프 시(Jeff Shi)는 발표 당시 "구단의 지속 가능성과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상업적 성장이 필수적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팬들의 반발은 거셌고, 결국 울버햄튼은 계획을 철회해야 했다. 최종적으로 14세 이하 팬들의 시즌 티켓 가격은 동결되었고 이는 팬들에게 중요한 승리로 받아들여졌다.
웨스트햄, 토트넘, 울버햄튼에서 벌어진 일들을 보면 불편한 현실이 드러난다. 같은 좌석에서 같은 경기를 보더라도 구단 입장에서는 할인 티켓을 구매한 팬들보다 성인 정가를 지불한 팬들이 더 큰 수익을 창출하는 존재라는 점이다. 이 문제는 더 넓은 시각에서 프리미어리그의 장기적인 방향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2022-23 시즌, 프리미어리그 20개 구단은 경기 당일 매출만 총 8억 6,700만 파운드(약 1조 5,000억 원)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단들은 더 많은 수익을 원하고 있다. 웨스트햄의 논란이 된 정책에 대해 폴 콜본(해머스 유나이티드 회장)은 이렇게 지적했다.
"지금 상황이 계속 제한 없이 진행된다면 결국 경기장에서 가장 비싼 좌석들은 기존 팬이 아닌 새로운 유형의 팬들로 채워질 겁니다."
"‘관광객(Tourist)’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지는 않지만 사실상 클럽들이 원하는 건 경기를 가끔 보러 오는 ‘비전통적 팬들’이에요. 이들은 경기 날 더 많은 돈을 쓰는 사람들이거든요. 만약 가능하다면, 클럽들은 아마 시즌 티켓을 아예 없애고 싶어 할 겁니다."
프리미어리그의 우아한 겉모습이 이번 문제를 계기로 균열을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 막바지에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 팬들이 티켓 가격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으며 노팅엄 포레스트, 풀럼, 아스톤 빌라 팬들 역시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특히 Birmingham Mail 언론에 따르면 아스톤 빌라의 시즌 티켓 가격은 10년 전보다 91% 인상되었다.
올여름 열린 영국 축구 서포터즈 협회(FSA) 연례 총회(AGM)에서는 "축구 티켓 가격 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을 요구하는 결의안이 상정되었다. 이 안건은 리버풀 팬 단체 Spirit of Shankly가 제안했으며 아스널, 맨체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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