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마지막 머지사이드 더비의 공식 매치데이 프로그램에 처음 게재된 솔직한 인터뷰에서, 베투는 1월 이적설의 진실, 끝없는 자기 발전을 향한 노력, 구디슨 파크에서 사랑받았던 한 선수와의 관계,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의 영향, 그리고 에버토니안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것이 왜 그에게 중요한지를 털어놓는다.
핀치 팜의 미디어실. 반쯤 닫힌 블라인드를 뚫고 들어온 햇살이 방 안을 가로지르자, 베투는 의자를 몇 걸음 옮겨 그 따스함을 느끼려 한다.
자타공인 ‘햇빛을 좇는 사람’인 그는 이날 아침 하류드(에버턴 훈련장이 위치한 지역)의 혹한 속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마친 후, 아직도 발가락이 얼어있다고 농담을 건넨다. 그러면서 대화는 그의 에버턴 커리어에 있어 중요한 운명의 갈림길이 될 수도 있었던 순간으로 흘러간다.
지난 1월, 한 팬이 맨체스터 공항에서 그를 찍은 사진이 SNS에서 확산되면서, 그의 이적설은 일파만파 커졌다. 하지만, 축구계에서 흔히 그렇듯 맥락이 무시되었다.
그날, 베투는 비행기조차 타지 않았다.
사진이 떠돌면서 사람들은 그가 이탈리아 토리노로 향한다고 추측했지만, 실제로 그는 여권 갱신을 위해 포르투갈로 가려던 참이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폭설과 빙판길로 인해 항공편이 취소되면서 계획이 무산된 것이었다.
물론, 1월 이적 가능성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베투는 에버턴에 남고 싶다는 의지를 확고히 갖고 있었다.
“정말 웃겨요.” 베투가 미소를 지으며 진흙이 묻은 양말을 다시 정리한다.
“팬과 사진 한 장 찍었을 뿐인데, 갑자기 ‘베투가 토리노로 간다’는 얘기가 퍼졌어요. 물론, 축구에서 루머는 흔한 일이지만, 저는 단순하게 생각했고, 항상 준비된 상태를 유지하려고 했어요.”
“솔직히, 감독을 교체하기 전에는 떠날 가능성이 있었어요. 하지만, 그게 ‘떠나고 싶다’는 의미는 아니었어요. 전 떠나고 싶지 않았어요. 다만, 경기에 나서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었죠. 많은 선수들이 겪는 상황이에요.”
“그러다가 브라이튼과의 경기에서 부상 문제가 생기면서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클럽은 더 많은 선수를 대체해야 했고,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죠. 레스터와의 경기를 앞두고 저는 이적시장이 사실상 닫혔다는 걸 알았어요. 하지만 그건 저에게도 좋은 일이었어요. 저는 에버턴에 남고 싶었고, 경기에서 뛰고 싶었으니까요.”
“이제 기회를 받고 있지만, 자만하지 않아요. 저는 매 경기마다 한두 골을 넣는 선수가 아니지만, 팀을 위해 준비되어 있어야 해요. 전 여기서 제 역할을 다하고, 계속해서 성장하려고 노력할 거예요.”
●나는 나 자신에게 가장 엄격한 비판자
베투는 겸손함이 몸에 밴 선수다.
경기장에서 상대를 향해 온몸을 던지는 투지 넘치는 전사가 경기장 밖에서는 조용하고, 겸손하며, 동료들에게 인기 있는 인물로 변신한다.
그는 깊이 생각하는 성격이다.
경기력이 조금이라도 향상될 수 있다면, 그 과정은 끝이 없다는 듯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한다.
레스터 시티전에서 멀티골을 넣으며 시즌 두 번째 선발 출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직후, 그는 evertontv와의 인터뷰에서 단 60초 만에 ‘더 발전해야 한다’는 말을 두 번이나 했다.
자기 발전을 향한 끊임없는 노력과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는 부담감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베투는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간다.
“어릴 때부터 항상 이랬던 것 같아요.”
“저는 제 자신에게 가장 엄격한 비판자예요. 저는 최고 수준에서 뛰고 싶고, 제 약점을 잘 알고 있어요. 에버턴에서 뛰려면 계속해서 발전해야 해요. 볼을 지키는 능력, 원터치·투터치 플레이 등에서 더 성장하고 싶어요.”
“경기를 뛰지 못할 때 리듬을 잃게 되고, 자신감도 떨어져요. 선수라면 누구나 출전하지 못하면 행복할 수 없죠. 그럴 때면 부정적인 생각들이 몰려오기도 해요.”
“레스터전에서는 브라이튼전보다 더 나았다고 느껴요.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요. 물론 두 골을 넣었지만, 전 더 나아질 수 있어요.”
●데울로페우가 말했던 에버턴, 그리고 팬들의 사랑
오늘 밤, 구디슨 파크에서 열리는 마지막 머지사이드 더비에 제라르 데울로페우가 특별 게스트로 참석할 예정이다.
에버턴의 전설적인 선수 중 한 명인 데울로페우는 베토와 절친한 친구다.
두 사람은 세리에A 우디네세에서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하며 2021/22 시즌 동안 각각 13골씩 터뜨렸다.
“아, 제리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에요.” 베투가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우린 정말 잘 맞았어요. 그는 제 강점과 약점을 잘 알고 있었고, 언제나 제 곁에서 도와줬어요.”
베투는 에버턴 이적 전부터 데울로페우에게 에버턴에 대해 자주 물었다.
특히, 자신이 존경하던 루카쿠에 대한 질문도 빼놓지 않았다.
“전 원래부터 루카쿠를 정말 좋아했어요. 그래서 제리에게 자주 물었죠. ‘에버턴은 어떤 곳이야? 루카쿠랑 뛰는 건 어땠어? 루카쿠처럼 팀에 도움이 되려면 난 뭘 해야 할까?’”
“제리는 에버턴 팬들이 얼마나 열정적인지, 그리고 헌신하는 선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말해줬어요.
에버턴이 저에게 좋은 팀이 될 거라고도 했죠.”
●이제는 내가 팀을 위해 싸울 차례
베투는 단순한 타겟맨이 아니다.
그는 빠른 스피드, 강한 피지컬, 정확한 타이밍, 그리고 차분한 마무리 능력을 갖춘 다재다능한 공격수다.
“전 항상 싸울 겁니다”
“첫 번째 공, 두 번째 공, 리바운드 – 모든 걸 다 쟁취할 겁니다.”
베투는 에버턴의 마지막 머지사이드 더비에서 팀을 승리로 이끌고 싶다는 강한 열망을 보였다.
“이런 경기야말로 선수라면 누구나 뛰고 싶어하는 경기죠.”
“이 경기는 단순한 무승부나 패배가 아니라 이겨야 하는 경기예요.
에버턴 팬들에게 이 승리를 선물하고 싶어요.”
“팬들의 응원이 정말 대단해요. 저도 그 사랑에 보답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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