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 프리미어리그에서 사라진 프리킥 골,그 이유는? > 스포츠 소식

리스 제임스는 공이 궤적을 그리다 골문 하단 모서리에 꽂히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는 골을 축하하며 달려 나갔다. 멋진 마무리와 함께 첼시가 본머스와의 경기에서 승점 1점을 구했고, 동시에 프리미어리그에서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되었다. 바로 프리킥으로 직접 득점한 것이다.

제임스의 골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나온 7번째 프리킥 득점이었다. 지난 시즌 같은 시점에는 단 4개에 불과했다. 

전체 시즌 동안에도 11개뿐이었으며, 이는 1997-98 시즌 이후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적은 수치였다. 

이번 여름 UEFA 유로 2024에서도 단 한 골의 프리킥 득점도 없었다.

불과 5시즌 전인 2019-20 시즌에는 26개의 프리킥 골이 나왔고, 2013-14 시즌에는 약 40개, 2007-08 시즌에는 이보다 더 많았다.

2007-08 시즌에는 41개의 프리킥 득점이 나왔으며, 이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기록된 25골 중 1골이 프리킥이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는 111골 중 1골, 이번 시즌에는 현재까지 90골 중 1골에 불과하다. 

축구에서 가장 아름다운 표현 중 하나로 여겨지던 프리킥 득점은 이제 안타깝게도 사라져 가는 예술이 되고 있다.

데이비드 베컴처럼 공을 휘어 차는 시대는 지났고, 제임스 워드-프라우스처럼 강렬한 프리킥을 차는 시대도 지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프리킥 득점은 언제부터 줄어들기 시작했을까?

데이터 시대의 승리

프리킥 득점이 줄어든 이유는 간단하다. 점점 더 직접 슛을 시도하는 선수들이 적기 때문이다.

2010-11 시즌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팀이 공격 진영에서 프리킥을 얻을 때 약 3.5번 중 1번은 슛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6번 중 1번꼴이다. 이 수치는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그 이유는 분석과 예상 득점(xG)이 중요해진 시대에서 데이터가 최우선이 되었기 때문이다. 프리미어리그 팀과 감독들에게 너무 많은 것이 걸려 있어 단순히 운이나 직감에 맡길 수 없다는 점도 작용한다.

중계에서 "운을 시험해 보겠다"거나 "자신감을 보인다"는 식으로 묘사되는 선수들의 모습을 자주 듣는가? 이제 그런 순간은 줄어들고 있다.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2시즌 동안 프리킥 시도 중 약 5%만 득점으로 연결됐다. 시즌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이 비율은 큰 변동 없이 유지되어 왔다. 약 20번 시도 중 1번 성공이라는 뜻이다.

결정적인 득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 확률은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 심지어 제임스 워드-프라우스조차도 약 8번 중 1번 성공할 뿐이다.

프리미어리그의 한 퍼포먼스 디렉터는 Mail Sport에 이렇게 말했다.

"세트피스는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선수가 먼 거리에서 상단 구석을 노리는 것보다 통계적으로 득점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이제는 '이 선수가 시도해 보고 싶다'는 본능적인 결정이 아니라, 팀과 순간에 가장 적합한 통계적 결정을 내립니다. 세트피스 분석가들은 xG 수치가 그런 상황에서 직접 슛을 시도하는 것보다 박스 안에서 혼란을 일으키는 크로스가 훨씬 높다는 점을 알고 있습니다."

"베컴처럼 직접 프리킥을 시도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합리적인 선택으로 여겨지지 않습니다."

몇 년 전 그리스전에서 베컴이 프리킥을 준비할 때, 근처에 분석가가 없었던 것은 다행이다…

아스날, 프리킥은 모험하지 않는다

아스날은 프리킥 전략 변화의 대표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지난 시즌부터 아스날은 공격 진영에서 총 128번의 프리킥을 얻었지만, 그중 단 8번만 직접 슛을 시도했다.

아스날이 리그 경기에서 마지막으로 프리킥 득점을 기록한 것은 2021년 9월, 번리를 상대로 한 마르틴 외데가르의 골이었다. 이는 세트피스 코치 니콜라스 조버가 팀에 합류한 지 두 달 후였다. 그 이후로는 프리킥 득점이 없다.

수요일 밤, 북런던 라이벌 토트넘과의 경기에서 1-0으로 뒤지던 상황, 외데가르가 골문에서 약간 오른쪽으로 25야드가량 떨어진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었다. 득점을 노리기에 충분히 좋은 거리였다.

하지만 외데가르는 직접 슛을 시도하지 않고, 공을 박스 안 후방에 있던 팀 동료들에게 보냈다.

이 장면은 아르센 벵거 감독의 마지막 시즌 아스날과는 대조적이다. 당시 아스날은 공격 진영에서 93번의 프리킥을 얻었고, 30번이나 직접 슛을 시도했지만 득점으로 연결된 적은 없었다.

여전히 프리킥에서 득점을 노리는 팀들도 있다. 이번 시즌 브라이튼은 공격 진영 프리킥의 28%를 직접 슛으로 연결했으며, 첼시는 약 25%를 시도했다. 첼시는 이번 시즌에 프리킥으로 두 골 이상을 넣은 유일한 팀이다.

그러나 전반적인 흐름은 명확하다. 2017-18 시즌 이후로 프리킥에서 골을 노린 슛이 400회를 넘은 시즌은 없다. 

지난 시즌에는 단 283회에 불과했다. 그 전까지는 2003-04 시즌 데이터 수집이 시작된 이후 매 시즌 400회 이상이 기록됐었다.

또 다른 워드-프라우스가 나올 수 있을까?

요즘 데이비드 베컴은 없지만, 여전히 프리킥을 상단 구석에 꽂아 넣을 수 있는 선수들이 있다. 

리스 제임스,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 제임스 매디슨, 키어런 트리피어 같은 선수들이다.

현재 노팅엄 포레스트에서 웨스트햄 소속으로 임대 중인 제임스 워드-프라우스는 프리미어리그 프리킥 득점 기록인 베컴의 18골에 단 한 골이 부족하다.

그는 프리킥 전문 시대의 마지막을 대표하는 선수다. 2018-19 시즌과 2019-20 시즌에 각각 두 골, 2020-21 시즌과 그다음 시즌에 각각 네 골, 그리고 그다음 시즌에 세 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거의 2년 동안은 프리킥 득점이 없다.

2018-19 시즌 이후, 매디슨만이 여러 시즌 동안 여러 개의 프리킥 득점을 기록한 선수다. 하지만 그 역시 두 번째 기록을 달성하기까지 4시즌이 걸렸다.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소 9개의 프리킥 득점을 기록한 13명의 선수 중, 워드-프라우스와 매디슨만이 현역 선수로 이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 데이터 분석가는 이렇게 덧붙였다.

"프리킥의 예술은 현대 시스템에서 점점 잊혀지고 있습니다. 워드-프라우스는 어릴 때 수많은 시간을 들여 프리킥 연습을 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렇게 중요한 기술로 여겨지지 않습니다. 

현대 축구에서는 활동량, 오픈 플레이 능력 등 다른 요소들이 프리킥보다 더 중요해졌습니다. 프리킥 능력은 있으면 좋은 기술이지만, 필수 요건은 아닙니다."

따라서 멋진 프리킥 득점을 볼 때마다 마음껏 즐기고 소중히 여겨야 한다. 프리킥 득점은 점점 과거의 유물이 되어가고 있다. 

오늘날 축구에서 모든 것이 분석에 의해 결정되는 상황에서는 예술성보다 데이터가 우위를 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Why there have been just SEVEN free kick goals in the Premier League this season, and what needs to be done to save this dying art from disappearing completely - THE SHARPE END | Daily Mail Onl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