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살 은퇴’ KIA 홍원빈의 멈춰버린 야구시계…꽃감독이 전한 진심 “실패 아닌 또 다른 시작” [SS고척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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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고척=이소영 기자] KIA 오른손 투수 유망주 홍원빈(25)이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프로 데뷔까지 6년. 결국 고민 끝에 공을 내려놓는다.
2019년 2차 1라운드 전체 10순위로 KIA 유니폼을 입은 홍원빈은 입단하자마자 구단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특급 유망주다. 195㎝, 101㎏의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속구가 위력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제구 난조가 발목을 잡았다.

1군은 그야말로 "벽"이었다. 입단 후 6년 동안 콜업 기회를 잡지 못하고 2군을 전전했다. 2024시즌에는 평균자책점이 무려 87.75까지 치솟았다.
2025시즌을 앞두고 부쩍 성장한 모습이 보였다. 지난 6월 꿈에 그리던 1군 데뷔에 성공했다. 그러나 2경기에 등판하는 데 그쳤다. 1군 통산 성적은 2경기, 1.2이닝, 평균자책점 27.00.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도 3.60에 달했다.
이후 퓨처스리그에서도 반등하지 못했고, 지난달 30일 두산전을 끝으로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올시즌 2군 성적은 28경기, 3승3패1홀드6세이브, 평균자책점 5.70이다. 예년에 비해 기록을 끌어 올렸으나, 1군에서 자리를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정들었던 마운드를 뒤로한다. 구단에서도 공을 들인 자원인 만큼 몇 차례 만류했지만, 본인 의지가 확고했다. 이범호 감독은 “(은퇴 결정 전) 따로 대화 나눈 건 없었다”며 “본인이 먼저 구단에 의사를 밝힌 것 같더라”고 운을 뗐다.
이어 “스포츠 공부를 해보고 싶다고 한다”며 “구단에서도 몇 번 만류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워낙 본인 의지가 강해서 (은퇴를) 선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KIA 관계자 또한 “해외에서 공부할 예정이라고 들었다”며 “여러 차례 이야기했지만, 선수 본인과 부모님의 뜻을 존중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 역시 프로세계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떠나는 홍원빈에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응원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오랫동안 야구를 해온 선수다. 본인도 끈을 놓기 쉽지 않았을 거다. 사실 포기하고 다른 도전을 선택한다는 자체가 쉽지 않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에 나가서 공부하겠다고 한 것 자체가 굉장한 용기”라며 “꼭 야구선수가 아니더라도 다른 스포츠를 한다거나 교수가 될 수 있지 않나. 열심히 해서 좋은 스포츠인이 됐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비록 짧았던 프로선수 생활을 마감하지만, 새로운 길에 나선 홍원빈의 도전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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