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패-ERA 6.31’ 예년과 달리 주춤한 ‘대투수’…홀로 ‘불펜 마운드’ 찾은 이유는? [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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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성적이 예전 같지 않다. 구위가 달라졌다. 매 경기 실점도 늘었다. 포기하지 않는다. 흔들려도 멈추지 않는다. 몸 상태를 탓하지 않는다. 그저 최선을 다한다. KIA ‘대투수’ 양현종(37)이 반등을 꿈꾼다.
한국야구 역사에 굵직한 기록을 남겼다. 역대 최초 "10년 연속 170이닝"을 달성했고, 역대 최다 탈삼진(2095개)도 양현종의 몫이다. ‘최고의 투수’를 꼽으면, 이름이 꼭 거론되는 선수다.

올시즌은 다르다. 양현종이 흔들린다. 시즌 초반 성적이 만족스럽지 않다. 5경기 등판해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6.31에 그친다. 투구가 흔들린다. 지난 11일 광주 SSG전에선 4.1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다.
구위가 확연히 달라졌다. 대표적인 예는 속구 안타율이다. 지난시즌 0.294에서 올시즌 0.422까지 올랐다. 슬라이더 안타율 역시 0.364로 크게 치솟았다. 상대 타자에게 자신 있게 던지던 강력한 무기가 통하지 않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1.79를 기록 중이다. 양현종 커리어 통틀어 2012년(2.0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프로 18년 차다. 세월이 많이 흘렀다. 그만큼 나이도 많다. 탓하지 않는다. 자신을 꾸준히 돌아본다. 다시 감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앙현종은 지난 주말 잠실 두산 3연전에서 매일 같이 불펜 마운드를 찾았다. 선발 등판을 하루 이틀 앞둔 것이 아니었다. 투구 감각을 하루빨리 되찾고자 하는 것이 엿보였다.
30분 넘게 혼자서 수건을 들고 섀도 피칭에 임했다. 하체 이동과 투구 밸런스도 점검했다. 누군가 시켜서 연습하는 것이 아니다. 몸이 말해주지 않는 무언가를 찾고자 한다. 아무도 보지 않을 때, 아무도 기대하지 않을 때, 남몰래 갈고닦는 모습이다.
올시즌 부진을 말하기엔 이르다. 여전히 시즌은 길다. 무엇보다 양현종 스스로가 ‘끝났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마운드에서 더 던지고 싶다. 그래서 땀 흘리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대투수’라는 별명이 여전히 유효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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