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 넘어 고비’ 아사니 이적 이슈 간신히 해결, 4년째 이어지는 고난의 행군에도…이정효 감독은 지치지 않는다[SS포커스]

본문

[스포츠서울 | 광주=정다워 기자] 고비 넘어 고비. 악조건 속에서도 광주FC 이정효 감독은 지치지 않는다.
이 감독은 최근 심각하게 속앓이했다. 공격의 핵심 아사니의 ‘이적 파동’ 때문이었다. 올해 광주와 계약이 종료되는 아사니는 보스만룰을 이용해 에스테그랄(이란)과 계약했다. 규정상 문제는 없지만 구단과 에스테그랄이 영입을 발표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조기 이적을 요구하며 아사니가 사실상 태업 모드로 들어갔다. 이적시장이 문을 닫은 시점인데다 아사니는 일본 J리그 복수 구단의 좋은 조건을 거절했기 때문에 광주와 이 감독 모두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절대 ‘호구’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한 광주는 합리적인 선의 이적료를 받아내기 위해 에스테그랄과 협상했다. 이 감독은 주중 아사니와 진지하게 면담했다. 팀을 위해 올시즌까지 뛴 후 이적하라는 당부를 남겼다. 떼를 쓰던 아사니도 이 감독과의 미팅을 통해 마음을 돌렸다. 팀 분위기를 흐린 만큼 선수단 앞에서 진심 어린 사과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니는 17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하나시티즌과의 K리그1 26라운드 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활약했다. 이 감독은 아사니가 골을 넣을 수 있게 최대한 많은 시간을 배려했다. 결과적으로 득점하지 못했지만 이 감독은 “나도 골을 기대했다. 홈 팬에게 보답할 기회를 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아사니는 “감독님과 면담을 했다. 내가 요구한 것도, 감독님이 요구하신 것도 있다. 얘기는 잘 됐다. 감독님께서 이미 많은 얘기를 하셨을 것이다. 내가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라면서 “팬에게 보여줘야 할 것은 확실하다. 축구에만 집중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밝혔다.
이란 이적시장은 20일 닫힌다. 막판 아사니의 변심 가능성이라는 돌발 변수가 남아 있지만, 현재로선 잔류가 유력하다.
이 감독 입장에선 고비를 하나 넘긴 셈이다. 이 감독은 광주 부임 후 잊을 만하면 위기에 직면한다. 올해만 봐도 국제축구연맹(FIFA) 등록 금지 이슈, 재정건전화 위반 등 여러 문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도저히 축구에만 집중할 수 없는 환경이다. 비슷한 일을 4년째 겪고 있으니 이 감독 입장에선 지칠 법도 하다.

의외로 이 감독은 의연하다. 또다시 위기 하나를 극복한 그는 “응원해주시는 팬 분들과 구단 직원분들, 코칭스태프, 선수, 잔디 관리하시는 분들까지 모든 구성원이 있어서 힘을 내려고 한다. 다들 도와주시기 때문에 보답하고 싶다. 지쳤다가 다시 일어나는 에너지도 생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 감독은 올시즌 최대 목표인 코리아컵 우승을 향해 달린다. 광주는 4강에서 2부 리그 소속 부천FC1995를 상대한다. 부천만 넘으면 결승에 가 광주 최초의 코리아컵 우승을 노릴 수 있다.
댓글목록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