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민도 더 잘 칠 수 있었는데…” 염갈량이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SS시선집중]

본문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더 잘 칠 수 있는 선수인데…”
LG 염경엽(57)이 외야수 박해민(35)에게 한 말이다. 한때 꾸준히 타율 0.280 이상 기록하던 타자다. 스윙 궤도를 바꿨다. 최근 2년 동안 ‘타격 부진’을 겪는다. 다시 제 스윙으로 돌아갔다.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다. 염 감독은 “무작정 유행을 따라 하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야구의 유행은 ‘어퍼스윙’이다. 메이저리그(ML) 스타일이다. 방망이를 눕혀, 타구 각도를 크게 만드는 방식이다. ‘장타’를 만드는 데 유리하다.
그러나 미국 선수와 한국 선수가 가진 힘이 다르다. 어퍼스윙을 하니, 오히려 타구가 ‘뜬공’에 그친다.
염경엽 감독도 “국내 선수의 힘과 미국 선수의 힘은 다르다. ‘유행’이라고 해서 다 따라 하면 안 되는 이유다. 무작정 ML 스타일을 흉내 내다, 본인의 강점까지 잃은 경우가 많다”고 우려했다.

박해민은 애초 찍어 치는 스타일의 스윙을 했다. ‘간결한 스윙’으로 평가받았다. 매년 꾸준히 타율 0.280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시즌을 앞두고 스윙 궤도를 바꿨다. 어퍼스윙으로 바꿨다. 그러자 타율이 떨어졌다. 타율 0.263에 그쳤다. 올시즌에도 타율 0.240대에 머문다.
결국 다시 스윙 궤도를 바꿨다. 공이 잘 맞기 시작한다. 4월까지만 해도 타율 0.213에 그쳤다. 6월 타율 0.260대까지 올랐다.
염 감독은 “박해민이 유행 따라가지 않았다면, 더 잘 쳤을 선수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스윙 궤도를 바꾼 것 같다. 그러나 박해민은 어퍼스윙에 어울리는 타자가 아니다”라며 “최근 높은 공마저 어퍼스윙을 하더라. 방망이에 공이 맞을 수가 없다. 스윙 궤도를 다시 바꿨다. 콘택트 능력이 나아지고 있다. 타격감이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많은 선수가 비시즌만 되면 미국을 찾는다. 현지에서 유행하는 ‘최신 야구’ 스타일을 배우기 위해서다. 그러나 ‘기본기’를 잃고 오는 경우가 대다수다.
염 감독은 “선수들이 미국만 갔다 오면, 기본기를 잃어버린다. 잘할 수가 없다. 아카데미 다녀왔다고 다 잘 치면, 그 아카데미는 몇백억원을 벌어야 한다”며 “ML 전설적인 선수 배리 본즈, 애런 저지도 기본기가 탁월하다. 그런데 우리 선수들은 모습만 따라 한다. 절대 좋아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잘 치는 선수는 기본기에 충실하다. LG 오스틴 딘, KIA 최형우가 대표적이다. 염 감독도 “두 선수는 기본에 충실하다. 본인의 야구 철학이 확고한 선수들이다. 그래서 오랫동안 야구를 잘하는 것이다. 결국 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건 기본기”라고 강조했다.
댓글목록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