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가치+세대교체 방향성’…위기의 울산에 울림 준 어린이날 2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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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울산HD(승점 21·6승3무5패)는 어린이날 연휴 2연전을 통해 분위기 반전의 디딤돌을 놨다. 이전까지 리그 8경기에서 단 2승(2무4패)에 그친 울산은 ‘디펜딩 챔프’답지 않은 경기력으로 추락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어린이날 연휴 열린 지난 2일 광주FC와 홈경기에서 3-0 완승한 데 이어 5일 포항 스틸러스와 ‘동해안더비’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포항전은 경기 종료 직전 페널티킥을 허용하며 패색이 짙었으나 국가대표 수문장 조현우가 상대 키커 주닝요의 왼발 슛을 막아내면서 구세주가 됐다.
단순히 승점 획득을 떠나 울산은 2연전을 통해 방향성을 명확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까지 K리그1 3연패를 달성하며 2020년대 신 왕조 구축에 성공한 울산은 지난 겨울 이적시장에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챔피언 팀이 전성기를 장기화하려면 세대교체는 필요하다. 2010년대 K리그1을 지배한 전북 현대가 이런 부분을 소홀히 해 장기 침체에 빠진 적이 있다. 울산도 전북 사례 등을 참고해 변화를 준 것인데 문제는 너무 가파르게 추진했다. 기존 챔피언 색채를 유지하면서 점진적 세대교체를 이뤄야 하는 데 급진적이라는 시선이 따랐다.
실제 이번시즌 초반 울산은 새 얼굴이 중심이 돼 경기를 치렀는데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결과를 떠나 김판곤 감독이 지향하는 공수 색채가 명확하게 표현되지 못했다. 아무리 능력 있는 젊은 선수여도 ‘디펜딩 챔프’의 위상을 뛰어넘을 경기력을 발휘하는 데엔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결국 김판곤 감독도 이를 인지하고 팀에 잔류한 베테랑을 중심으로 안정을 꾀했다. 어린이날 2연전을 통해 확신을 품는 계기가 됐다. 그 중심엔 이청용이 있다. 시즌 초반 출전 시간이 적었던 그는 근래 들어 선발 횟수를 늘리면서 전술의 꼭짓점 구실을 하고 있다.
광주전에서 오른쪽 윙어로 선발 출격한 이청용은 전반 18분 강상우의 오른쪽 크로스 때 감각적인 오른발 슛으로 선제 결승골을 터뜨렸다. 울산은 이후 라카바, 에릭 등 골 가뭄에 시달린 외인 공격수가 연달아 득점포에 가담하면서 두 배 기쁨을 누렸다. 여기에 또다른 베테랑 황석호도 이번시즌 첫 선발 출격해 주장 김영권의 중앙 수비 파트너로 존재감을 보였다.
이청용은 포항전에서는 윙어로 시작해 후반 3선을 지키면서 안정적으로 볼배급 하며 팀을 지탱했다. 최근 부상에서 돌아온 보야니치는 0-1로 뒤진 전반 추가 시간 동점포를 터뜨리는 등 울산이 안정 궤도로 들어서는 데 조력자 구실을 했다.
시즌 초반 롤러코스터 행보를 거듭한 울산은 베테랑이 중심 구실을 하면서 안정을 되찾는 분위기다. 허율, 이희균, 이진현 등 이번시즌 울산 유니폼을 입은 젊은 자원도 한결 부담을 덜고 팀에 녹아내릴 시간을 벌게 됐다. 6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도전을 앞둔 울산이 반전의 5월을 보내면서 오름세로 돌아설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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