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팬만의 날? 아닙니다”…KT, NC 원정 어린이 팬 위해 “함께 뛰자” 외친 이유 [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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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KT가 어린이날의 "의미"를 되새겼다. 원정팀 NC 어린이 팬까지 챙겼다. 슬픔이 깃든 NC 팬들에게 야구의 온기를 전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달 말 KT와 NC의 5월5~7일 3연전 장소를 창원에서 수원으로 변경했다. 창원NC파크에서 발생한 사고 때문이다. 지난 3월29일 야구장 내 루버 구조물이 외벽에서 떨어졌고,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 당시 머리를 다친 20대 여성 A씨는 결국 숨을 거뒀다. NC파크는 그 이후 단 한 경기도 치르지 못하고 있다.
NC는 한 달 가까이 원정경기만 치르고 있다. 어린이날 홈경기도 사라졌다. 1년을 손꼽아 기다렸을 창원 지역 어린이 팬들에게 그 어떤 보상도 쉽지 않았다. 장소가 바뀌면서 홈경기 이벤트의 주인공은 KT 홈 팬이 되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그러나 KT는 ‘함께 뛰자’는 마음으로 NC 어린이 팬을 맞이했다. 5일 어린이날 수원 홈경기에서 ‘키즈런 베이스 러닝’ 행사에 NC 어린이 팬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6일엔 애국가 제창 행사에 NC 어린이 팬이 마이크를 잡았다. 보통 홈팀 팬 위주로 치러지는 이벤트들을, KT는 기꺼이 나눴다. 배려를 실천했다. 슬픔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NC 팬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KT 관계자는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KT 홈경기지만, 이날만큼은 야구팬 모두가 함께하는 날이 되길 바랐다”고 밝혔다. 이어 “NC 팬들에게 조금이나마 마음에 위안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NC도 화답했다. NC 관계자는 “KT 구단과 팬 여러분 덕분에 NC 팬은 물론, 어린이 팬들이 특별한 하루를 보냈다.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이어 “원정에서 응원해주는 NC 팬들께도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창원 NC파크가 언제 다시 정상화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 시즌을 다른 지역에서 치러야 할 수도 있다.
그 아픔을, 다른 구단이 모른 척하지 않았다. 야구장이 모두의 ‘축제 장소’가 되길 바랐다. KT는 ‘승부’가 아닌 ‘배려’를 먼저 꺼냈다. 스포츠의 본질이 무엇인지, 어린이 팬들에게 보여준 멋진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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