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츠 감독 “내일도 김혜성 본다”…MLB 입지 키우는 ‘출루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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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보다 출루’…김혜성, 빅리그 적응 속도에 로버츠도 놀랐다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김혜성은 자신이 어떤 선수인지 정확히 알고 있다.
“나는 홈런 타자가 아니다. 누상에 나가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다.”
메이저리그(ML) 데뷔 일주일도 안 된 신인이지만, 그는 벌써 출루 중심형 내야수라는 본인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각인시키고 있다.
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전.
김혜성은 8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7회에는 적시타로 팀의 대거 6득점 빅이닝을 이끌었고, 8회에도 안타를 추가하며 3경기 연속 안타이자 개인 두 번째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현재까지 타율 0.417(12타수 5안타)에 OPS 0.834.
콜업 직후 보여준 성적치고는 믿기 어려운 수치다. 경기 후 김혜성은 다저스 중계방송사 스포츠넷 LA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빅리그 생활이 편하진 않지만, 첫날보다는 나아졌다”며 겸손한 웃음을 보였다.
이어 “팀에서 알려준 대로 타격 자세를 바꾸고 훈련한 결과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김혜성은 스프링캠프 당시 타격폼 수정요구를 수용했다. 시범경기에서는 다소 부진했지만, 트리플A에서 꾸준히 손을 다듬으며 타율 0.252에 5홈런, 19타점을 기록했고, 5월 4일 다저스의 콜업을 받으며 ML 무대에 올랐다.
“나는 홈런 타자가 아니다. 팀도 내게 그걸 바라지 않는다. 나는 출루에 신경 쓰는 선수다.”
타석에서 보여주는 접근 방식만큼이나 김혜성은, 주루와 수비 위치 적응에 있어서도 눈에 띄는 반응속도를 보인다. 8일 경기에서는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가 경기 중 2루수로 이동해 수비를 소화했다.
김혜성은 “빅리그가 처음이라 모르는 게 많지만, 팀 동료들이 먼저 다가와 친절하게 알려준다”고 말했는데, 이날도 베테랑 미겔 로하스가 수비 조언을 전하는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김혜성은 그 친절함을 “팀문화”라며 고마워했다.

김혜성의 이런 활약에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반색하고 있다.
로버츠 감독은 “정말 인상적이다. 김혜성은 독특한 타격을 하고, 뛰어난 콘택트 능력을 보였다. 우리 팀에 없던 스피드와 역동성을 보여준다”며 “내일도 그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4연속경기 선발출장을 예고했다.
다저스는 9일부터 애리조나와 원정 4연전을 가진다. 그곳에서 김혜성의 이름은 다시 선발 라인업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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