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외친 정몽규 회장 공약 공수표였나, 결국 반쪽짜리 인사…도돌이표 ‘고인물’ 우려 그대로 [SS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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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우려, 혹은 예상대로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 8일 조직 개편 및 세부 인사를 발표했다. 기존 3본부 8팀 1실 1단에서 3본부 12팀 4실 2단으로 개편했다.
부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룬다. 정몽규 회장 3기가 실책을 연발할 때 주요 직책에 있던 일부 인사가 본부장, 실장급에 포진해서다. 아시안컵 유치 참패, 비리 축구인 사면,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논란, 올림픽 진출 실패 등 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많았던 KFA의 ‘흑역사’를 함께한 이들이 정 회장 4기에서도 핵심 인력으로 선택받았다.
KFA 내부 한 관계자는 “우려한 대로다. 혁신은 반만 있는 것 같다. 나름 신선한 인사도 있으나 현재 KFA 내부에서 비토하던 일부 인물이 이번에도 요직에 앉았다”라면서 “조직원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일부 인사가 본부장, 실장을 맡았으니 분위기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반쪽짜리’ 인사 혁신은 지난 4월 집행부 구성에서도 엿보였다. K3에서 오랜 기간 지도자 생활을 한 김승희 감독을 전무이사로 세운 것은 파격 인사로 꼽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의 리더로 1979년생 현영민 위원장을 세운 변화도 눈에 띄었다. 혁신을 위해 다양성에 집중하는 노력이 수반됐다.
문제는 부회장 라인업이다. 특히 과거 정 회장과 여러 논란을 양산한 이용수 부회장의 복귀가 가장 큰 이슈였다. 이 부회장은 KFA에 오랜 기간 몸담은 인물이자 정 회장의 측근으로 유명하다.
KFA는 이 부회장의 역할을 ‘협회 비전 및 전략 등 기회 행정 부분’으로 규정했다. 그를 향한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한 듯 부회장 중 가장 마지막에 소개했다. 그러나 부회장단에서 가장 핵심적인 인사라는 평가가 많다. 실제 이 부회장은 임원진 중 가장 큰 목소리를 내며 행정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계에서 가장 걱정하는 지점이다. 지난 2월 선거에 참여한 한 축구인은 “혁신을 하려면 인사가 가장 중요한 것 아닌가. 팀을 만들 때도 변화를 주려면 감독을 바꾸든지 선수를 교체해야 한다”라면서 “이미 KFA에서 적지 않은 논란을 만든 분이 또다시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게 정 회장이 약속한 혁신이 맞는지 의문이다. 다른 후보와 경쟁력이 보여 정 회장의 의지를 긍정적으로 봤는데 인사를 보니 회의감이 든다”라고 지적했다.
정 회장 3기의 가장 큰 실패 요인은 명확했다. 주변에 ‘예스맨’으로 가득했다. 다양한 목소리가 사라진 KFA는 건강한 토론 없이 ‘죽은 조직’이 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래서 4기 출범에서 가장 중요한 게 인사였는데 시작부터 불안한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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