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호 감독과 한 번 더 붙고 싶다” 이정효 감독의 바람은 무산…강원-광주, 둘 중 한 팀만 ‘윗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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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정경호 감독과 한 번 더 하고 싶다.”
광주FC 이정효 감독은 정규라운드 막바지에 강원FC와 함께 파이널A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밝힌 적이 있다. 한참 FC서울과 광주, 강원이 순위 싸움을 벌이던 시기였다.
이유는 ‘복수’. 올시즌 광주는 강원을 세 번 만나 모두 패했다. 강원을 이끄는 정 감독은 초보 사령탑이다. K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지도력을 갖춘 것으로 정평이 난 이 감독 입장에서는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었다.
흥미로운 것은 두 사람의 관계다. P급 지도자 라이선스 과정을 함께 밟은 이 감독과 정 감독은 서로를 ‘리스펙트’하는 사이다. 이 감독은 지난 8월 강원에 세 번째로 패배한 뒤 경기장에서 정 감독을 찾아가 긴 시간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이 감독은 “또 지면 선물을 사겠다”라는 진심 섞인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정 감독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를 앞두고 이 감독에게 여러 조언을 구하며 도움을 받기도 했다.

라이벌, 혹은 천적을 넘어 우정의 관계인 두 사람의 맞대결을 올시즌엔 더 이상 볼 수 없다. 두 팀 중 한 팀만 파이널A에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이 그토록 바라던 복수도 올해에는 할 수 없다.
정규라운드 한 경기를 남겨놓은 가운데 강원이 승점 43으로 6위에 자리하고 있다. 광주는 42점으로 7위에 머물고 있다. 5위 FC서울이 45점을 확보해 사실상 한 자리를 차지한 상태다. 광주보다 다득점에서 8골이 앞서 역전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강원과 광주는 18일 각각 대구FC, 울산HD와 원정 경기를 치른다.
경우의 수는 다양하다. 강원은 승리하며 무조건 파이널A를 유지할 수 있다. 자력 확정이 가능하다. 반면 광주는 일단 이긴 후 강원이 대구와 비기거나 패하기를 기도해야 하는 입장이다. 강원이 대구에 패할 경우 광주는 울산을 이기기만 해도 역전할 가능성이 크다. 다득점에서 4골이나 앞서기 때문이다.
파이널A, B는 천지 차이다. A로 가면 상대적으로 마음 편하게 시즌 막바지를 보낼 수 있다. 반면 B로 가면 끝까지 승강플레이오프 순위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 사투를 벌여야 한다. 33라운드 경기 결과에 따라 강원과 광주의 희비는 엇갈릴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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