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하고 있다”는 끝판대장, ‘은퇴 선언’ 후 달라진 것…조금씩 내려놓는 ‘승부’ [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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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아직 훈련 계속하고 있다.”
삼성 ‘끝판대장’ 오승환(43)이 은퇴를 선언했다. 그러나 2025시즌까지는 여전히 선수다. 훈련도 하고 있다. 대신 ‘한발 물러난’ 상태다. 조금씩 ‘승부’를 내려놓고 있다. 팬들은 여전히 등판을 기다린다.
오승환은 지난 6일 2025시즌 후 은퇴를 선언했다. 구단을 통해 알렸다. 2005년 삼성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KBO리그에서는 삼성에서만 뛴 ‘원클럽맨’이다. 일본프로야구(NPB)-메이저리그(ML)에서도 활약했다. 2025시즌이 끝나면 ‘선수 오승환’은 물러난다.

오승환은 “아직 모르겠다. 지금도 훈련하고 있다. 크게 막 실감이 나지는 않는다. 진짜 은퇴식 날이 되면 조금 다를 것 같기는 하다. 지금은 모르겠다”며 웃었다.
이어 “어떤 순간 때문에 은퇴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다. 올시즌도 그렇고, 지난시즌도 그렇고, 항상 머릿속에 은퇴라는 단어가 있었다. 뭔가 은퇴 준비를 한 것 같은 느낌”이라 설명했다.
마무리 투수가 쉬울 리 없다. 그 어떤 자리보다 중압감이 크다. ‘뒤가 없다’는 압박감을 이겨내야 한다. 무려 20년 동안 최강 마무리 투수로 군림했다. 그 자체로 무시무시하다.

쌓은 기록은 상상을 초월한다. KBO리그에서만 통산 427세이브 올렸다. 단일시즌 세이브 아시아 신기록인 47개도 두 번이나 일궜다. 오승환을 제외하면 300세이브도 없다.
일본프로야구(NPB)에서 80세이브 올렸다. 2년 연속 세이브왕에 올랐다. 이후 메이저리그(ML)에 진출해 또 42세이브 수확했다. 한미일 통산 549세이브다. 이제 그 여정의 마침표를 찍는다.
오랜 시간 최고로 군림했다. 무수히 많은 투수들이 ‘제2의 오승환’으로 불렸다. 한 시대를 풍미한 마무리 투수도 즐비하다. 그러나 오승환처럼 오랜 시간 마운드를 지킨 이는 없다.

KIA 최형우는 “뛰어난 후배가 많다. (오)승환이 형 같은 커리어는 어려울 것이다. 중간에 안 다쳐야 하고, 운도 따라야 한다. 20년 넘게 그걸 해낸 사람은 승환이 형뿐”이라고 단언했다.
이는 곧 ‘치열하게’ 싸웠다는 뜻도 된다. 승부의 세계에서 온몸으로 버텼다. 이제 그걸 안 해도 된다. 편안함을 느끼는 듯하다.

오승환은 “편하게 보고 있다. 그게 달라진 점이다. 순위 싸움이 치열하다. 응원하는 마음이 더 큰 것 같다. ‘내가 올라가서 던져야겠다’, ‘빨리 몸을 만들어서 등판해야겠다’ 같은 마음보다는, 후배들을 응원하는 마음이 더 크다”고 짚었다.
이어 “은퇴 발표 후 시간이 조금 흘렀다. 뭔가 시간이 갈수록 후련해지는 것 같다. 며칠 사이 조금씩 편해지고 있다”고 했다. 돌부처 얼굴에 편안한 웃음이 감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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