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가람씨는 유쾌하기도 하지 살떨리는 우승 퍼트도 “루틴이 곧 멘탈” 너털웃음[SS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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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6개월 만에 통산 4승 결혼 후 첫승
뚝 떨어진 샷 감, 7·8월 휴식기 맹훈련
1타 차 챔피언퍼트 “루틴 유지 정답”
“제네시스 챔피언십 안정권, 5승 할 것”

[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언제나 유쾌하다. 통증을 느낀채로 필드에 설 때나 성적이 곤두박질 칠 때나 한결같다. 고진감래(苦盡甘來)를 눈앞에 두고 또 좌절했지만, 특유의 긍정적인 마인드로 또 이겨냈다. 전가람(30·LS산전)이 또 한 번 ‘빅게임 위너’라는 것을 증명했다.
전가람은 28일 경기도 여주 페럼클럽(파72·7330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2억5000만원)에서 일몰 직전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렸다. 1타 차 단독 2위로 출발한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바꿔 2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로 무섭게 추격한 김백준과 캐나다 교포 이태훈(이상 13언더파 275타)을 1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6월 KPGA 선수권대회 이수 15개월 만에 KPGA투어 4승을 거머쥔 전가람은 “제네시스 챔피언십 출전이 간당간당했는데 이번 우승으로 안정권에 들어간 것 같아 기쁘다(웃음). 앞으로 5승 6승을 할 수 있게 더 노력하겠다”며 방싯했다.
‘루틴’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은 게 최대 수확이다. 전가람은 “쫄깃쫄깃한 골프를 한 것 같다”면서 “올해 페이스를 많이 잃었다. 부상이 많았다. 시즌을 이렇게 끝내나 싶을 정도로 걱정이 많았다”고 돌아봤다. 크고작은 부상 탓에 샷 감이 떨어졌는데, 마침 7, 8월 두 달 간 휴식기간이 생겼다.

긴 여름방학을 전화위복으로 삼기 위해 매일 오전 4시50분에 기상해 훈련에 매진했다. 좀처럼 마음에 드는 스윙을 찾지 못해 매일 8~9시간 훈련하다보니 탈이 났다. 하반기 개막전인 동아회원권그룹 오픈을 2주 앞두고 허리 통증이 생겼고, 결국 하반기 개막전 1라운드를 마친 뒤 기권했다.
정밀검진 결과 ‘이상없음’ 소견을 받고 휴식과 훈련을 병행하던 그는 경북 구미에서 열린 골프존 오픈 때 ‘잃었던 감’을 되찾았다. 잇단 부진에도 좌절하지 않고 절치부심했는데, 예기치 않은 부상으로 또 좌절 위기에 빠졌지만, 끝내 견뎌낸 셈이다.

이 경험은 살떨리는 우승경쟁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승향방을 가늠할 수 없던 최종라운드 마지막(18번)홀. 먼저 홀아웃 한 김백준, 이태훈과 1타 차라는 사실을 알았던 전가람은 “(파5홀이어서) 안전하게 끊어갈까도 생각했는데, 내 스타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루틴대로, 2온하겠다고 마음먹었더니 샷이 정말 잘 됐다. 퍼트 실수 때문에 이글을 놓쳤지만, 루틴대로 해야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긴장할수록 평소 하던대로 하는 게 맞다. 스포츠 심리학을 공부 중인데, 결론은 루틴대로 하는 것”이라며 강조했다.

KPGA투어에서 유일한 ‘인비테이셔널’ 대회 우승이라 더 의미있다. 전가람은 “고등학교 때 처음 읽은 책이 최경주 선배님의 ‘코리안 탱크’다. 다섯 번은 읽은 것 같다”며 “최경주 선배가 호스트인 대회에서 우승해 너무 감격이다. 1라운드에서 6언더파를 적고 ‘우승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뤄졌다. 이 악물고 이번대회에 출전했는데, 결혼하고 첫 우승이다. 아내에게 고맙다”며 웃었다.
좌중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촌철살인 역시 전가람의 루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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