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9위’ 득점권에서 약한 ‘타선’+불안한 ‘마운드’…두산 벤치는 ‘포기’하지 않는다 [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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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이길 때만 잘 친다. 지고 있을 때는 조용하다. 타격 지표는 중상위권인데, 팀 순위는 리그 9위에 머문다. ‘승부처’ 상황에서 치고 올라가는 힘이 안 보인다. 그래도 벤치는 포기하지 않는다. 어떻게든 반등하고자 하는 ‘애절한 모습’이 보인다.
두산은 이기고 있을 때만 방망이가 잘 돌아간다. 올시즌 이긴 경기에서 타율 0.312, OPS 0.859를 기록한다. 3점 차 리드일 때는 타율이 0.358, OPS는 0.965에 달한다. 앞설 때는 확실히 강하다.
반대로 지고 있을 때는 전혀 다른 팀이 된다. 패배한 경기에서는 타율 0.222, OPS 0.595에 그친다. 3점 차 열세일 때 타율은 0.217, OPS는 0.574다. 선수들이 ‘스탯 관리한다’는 말까지 나오는 이유다.

이승엽 감독도 “지표만 보면 타격이 나쁘지 않다. 정작 점수가 진짜 필요한 순간에는 침묵한다. 쫓아가지 못하는 느낌”이라며 “초반에 점수를 내지 못하면 경기 전체 흐름이 꼬인다”고 했다.
강팀이라면 지고 있을 때도 상대를 물고 늘어지는 모습이 있어야 한다. 두산은 그대로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이 감독도 “기록으로 보이는 것보다, 눈에 안 보이는 팀 기여도가 필요하다. 타자들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비단 타선만이 아니다. 마운드 역시 불안하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5.02, 불펜 3.75로 리그 하위권이다. 선취점을 내주는 경우가 빈번하다. 타선은 쫓아가지 못한다. 악순환이 계속된다.
당장 ‘돌파구’도 보이지 않는다. 투·타에서 믿고 쓸 선수가 마땅치 않다. 벤치는 어떻게든 해보려 한다. 경기 전 훈련 과정에서 이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승엽 감독은 처음부터 끝까지 선수들과 함께한다. 지난 25일 잠실 NC전이 그랬다. 오후 2시 경기였지만, 오전 10시부터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을 지켜봤다. 특히 투수들의 투구를 다 지켜봤다.

특별한 지시를 내리진 않았다. 박수와 격려만 보냈다. 이승엽 감독은 “기술적인 부분에서 크게 바꿀 수 있는 것은 없다. 분명 좋은 선수들이다”며 “경기에 나가서 제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자신감을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정배 투수코치의 지도 방식도 주목할 만하다. 불펜장에 핸드폰을 들고 들어간다. 투구하는 선수들의 영상을 직접 촬영하고, 곧바로 선수와 공유해 문제점을 짚는다.
이날도 최승용의 와인드업 과정에서 손끝이 흐트러지는 모습을 포착했다. 영상을 보여주고, 투구 동작을 조율했다. 덕분에 손에서 빠지던 속구가 다시 제 궤도를 찾았다.
지도자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한다. 못 한다고 마냥 두산 벤치를 욕할 수 없는 이유다. 선수들이 해줘야 한다. 시즌은 길다. 과연 두산 선수들이 벤치의 ‘노력’에 응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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