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까지 결과에 집중” 현실과 타협한 강원 정경호 감독의 냉정한 시즌 운영, ‘습자지 스쿼드’에도 중위권에서 버티는 원동력
본문

[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지금 흐름을 잡으면 나중에는 올라갈 수 있다.”
강원FC는 15경기를 치른 K리그1에서 중위권을 지키고 있다. 승점 21을 확보하며 7위에 자리하고 있다. 5위 포항 스틸러스, 6위 광주FC(이상 22점)와는 딱 1점 차이다. 시즌 초반 3연패를 당하는 등 위기도 있었지만 극복하고 최근 5경기에서 2승2무1패로 착실하게 승점을 쌓고 있다.
경기력만 보면 마냥 만족스럽지는 않다. 강한 압박 수비로 기회를 창출하는 경우도 있지만, 경기에 따라서는 공격이 무딜 때가 있다. 25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와의 경기가 그랬다. 강원은 경기 막판까지 유효슛을 기록하지 못할 정도로 세밀한 공격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종료 직전 페널티킥을 얻어 김동현이 득점하며 극적으로 승리했다.
지난 동계 훈련에서 정경호 감독은 주도하는 축구를 구상했다. 후방에서부터 빌드업하며 전진하는 데 방점을 뒀다. 기대와 달리 강원 선수들은 이를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정 감독은 방향을 선회했다. 강하게 상대를 압박하고 빠른 역습을 주 무기로 하는 전술로 갈아탔고, 마침 경기력, 결과도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정 감독이 빠르게 변화를 택한 이유는 ‘습자지 스쿼드’ 때문이다. 강원은 미드필드, 수비 라인의 무게감이 준수한 편이다. 김동현과 김강국, 이기혁, 강투지 등이 버티는 아래의 힘은 있지만 공격 쪽은 상대적으로 약하다. 코바체비치, 가브리엘은 다른 팀 외국인 선수에 비해 존재감이 많이 떨어진다. 지난해 준우승 돌풍의 중심에 있던 양민혁, 황문기, 김영빈 등의 이탈 속 부상자까지 연이어 발생하면서 스쿼드 구성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나마 김천 상무에서 김대원, 서민우 등이 전역하고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공격을 강화하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를 병행하는 후반기에는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게 정 감독의 계산이다.
문제는 분위기를 좌우하는 시즌 초반에 성적, 결과가 나쁘면 향후 운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정 감독은 “5월까지는 승점 확보에 신경 쓰고 있다. K리그에 오래 있었다. 지금 흐름을 잡으면 나중에 올라갈 수 있다. 지금은 경기력보다는 결과를 보고 있다”라며 결과에 집중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초보 사령탑이지만 K리그에서 오랜 기간 코치로 일한 만큼 노련하게 시즌 전체를 보고 끌어가는 모습이다.
댓글목록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