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복덩이 넘어 안양의 ‘만능키’…“가능성 봤다” 미드필더 출전 자처한 토마스 ‘시프트’, 성공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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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이 정도면 수비수 토마스(29)는 FC안양의 ‘만능키’다.
토마스는 이번시즌 안양 유니폼을 처음 입었다. 주로 덴마크, 네덜란드 무대에서 뛰었고 유럽을 떠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럼에도 토마스는 빠른 적응력으로 팀에 녹아들었다. 스리백과 포백을 오가는 안양에 필요한 자원이다.
토마스는 중앙 수비수는 물론 측면 수비수도 거뜬해 안양의 전술 변화에 빠질 수 없는 자원이기도 하다. 실제 토마스는 중앙 수비수로 나설 때는 안정감을, 측면 수비수로 뛰면 폭발적인 스피드와 돌파 그리고 정확한 패스로 포지션에 맞는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토마스는 28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16라운드 강원FC와 맞대결에선 수비수가 아닌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토마스가 K리그에서 미드필더로 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여기엔 안양의 고민이 담겨 있다. 안양은 핵심 미드필더 김정현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하고, 최규현 역시 발목 부상이 완벽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래서 유병훈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중원 조합을 어떻게 꾸릴지를 계속해서 고민했다. 5월 들어 결과가 좋지 않았기에 강원전은 더욱더 중요했다.
특히 수비진 앞에서 중요한 구실을 해줄 수비형 미드필더를 볼 수 있는 자원이 안양에 많지 않다. 주중과 주말 경기가 이어지며 로테이션도 가동해야 했다. 그렇게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은 상황 속에서 유 감독이 눈을 돌린 건 토마스다.

기동력과 수비력 그리고 전진 패스까지 갖춘 만큼 토마스에게도 미드필더가 어울릴 법했다. 토마스는 이전 소속팀에서 이따금 중앙 미드필더도 소화한 경험이 있다. 그렇게 유 감독은 토마스에게 의중을 물었고, 토마스 역시 자신감을 내비쳤다. 훈련을 통해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겨 본 유 감독은 어쩌면 도박이 될 수 있는 과감한 선택을 내렸다.
토마스는 큰 실수와 이질감 없이 자신이 맡은 임무를 수행했다. 그는 강원전에서 클리어링 7회, 획득 14회, 차단 4회 등 제 몫을 다했다. 획득 14회는 압도적인 팀 내 1위의 기록이다. 그만큼 왕성한 활동량으로 그라운드를 누볐다는 의미다.
유 감독도 “80점 정도 주고 싶다. 묵직함 있어야 했는데 치고 다녔다”라면서 “활동량이나 리딩 면에서 좋았다. 앞으로 가능성을 봤다”고 만족감을 내비쳤다. 미드필더로 나선 첫 경기였던 만큼 100% 만족할 수 없다. 그럼에도 토마스의 미드필더 ‘시프트’는 안양에 또 하나의 옵션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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