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압수해라”→확 바뀐 평가…‘7월 타율 4할’ 케이브, 감 잡았다 [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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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강윤식 기자] 처음에는 기대치와 비교해 아쉽다면 아쉬웠다. 그러나 6월부터 서서히 살아났다. 평가가 확 바뀌었다. “여권을 압수하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올 정도. 두산 외국인 타자 제이크 케이브(33) 얘기다.
올해 두산은 쉽지 않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개막 직후에는 중위권을 추격할 수 있는 위치에서 버텼지만, 점점 힘이 빠졌다. SSG-KT-NC-삼성 등이 뒤엉켜 있는 중위권과 차이가 다소 멀어졌다. 따라잡기 쉽지 않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그래도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아직 후반기가 남아있다. 매 시즌 ‘후치올(후반기에 치고 올라간다)’에 성공하는 팀이 있다. 올시즌 두산이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이 없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핵심 선수들이 든든히 버텨줘야 한다. 일단 케이브가 그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시즌을 앞두고 야심 차게 영입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ML) 콜로라도 소속으로 12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1, OPS(출루율+장타율) 0.686을 적었다. 직전 시즌까지 ‘빅리그’에서 적지 않은 경기를 소화한 선수였기에 기대가 컸던 게 당연했다.

4월까지는 타율 0.341을 적으며 기대에 부응했다. 그런데 5월 들어 확 꺾였다. 5월 타율 0.246에 머물렀다. 무엇보다 득점권 타율이 0.143에 불과했다. 더욱이 팀 순위도 계속 처졌다. 이때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니, 외국인 타자인 케이브에 대한 평가가 더욱 박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6월부터 확실히 감을 잡은 모양새다. 타격감을 끌어 올렸고, 3할 타율로 복귀했다. 특히 반가운 점은 득점권에 약했던 5월 모습을 완전히 떨쳐낸 것. 7월로 좁히면 케이브의 득점권 타율은 무려 5할이 넘는다. 중심타선에서 이렇게 터져주니 이기는 경기도 늘고 있다.

워낙 강렬한 활약을 펼친다. 2홈런 포함 3안타로 맹타를 휘둘러 팀의 역전승을 이끌었던 8일 사직 롯데전이 대표적. 이렇다 보니 팬들 사이에서 케이브의 “여권을 압수하라”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렇게 평가가 확 바뀔 만큼, 제대로 존재감을 뽐냈다.
올시즌 순위 싸움은 ‘역대급’ 소리가 나올 정도로 치열하다. 그만큼 다닥다닥 붙어있다. 중위권에서 누구 하나 확실히 치고 나가지 못하고 있다. 두산에 기회일 수도 있다. 탄력을 받고 승수를 쌓으면 올라가지 못하고 있는 중위권 그룹에 바짝 붙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회를 살려 이길 수 있는 경기에서 이겨야 한다. 뜨거운 타격감에 더해 득점권에서 막강해진 케이브가 있기에 기대해 볼 법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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